“봄이 왔어도 봄 같지 않다(春來不似春)” 3년 임기를 마친 안형환 전 부위원장이 떠나며 당시 안팎으로 복잡한 사정의 방송통신위원회 직원들을 격려하며 남긴 말이다.어느새 이듬해 봄이 왔다. 사계절이 지나며 1년간 방통위에 셀 수 없는 일들이 벌어졌고, 미디어와 이용자 보호 분야의 정책 환경은 빠른 속도로 변했다. 하지만 안 전 부위원장에 이어 차례로 떠난 김효재, 김현 전 상임위원의...
2024.04.25 PM 06:04박수형 기자
스탠더드오일(석유), 아메리칸토바코(담배), NBC(방송), AT&T(통신). 모두 반독점법에 의해 쪼개진 기업들이다. 미국은 기업 활동에 최대한 자유를 보장하지만, 독점에는 냉정하다. 자유경쟁을 저해하는 독점 기업이라 판단하면 강제로라도 분할한다. 마이크로소프트(MS)도 위기가 있었다. 2000년 인터넷 브라우저 끼워팔기 등으로 독점규제법 위반 판결과 함께...
2024.04.10 AM 11:23류은주 기자
PC 업계를 다룬지 십여 년이 훌쩍 지나면서 국내외 어떤 행사든 비교적 편안하게(?) 참석할 수 있게 됐다. 기사 하나 하나가 어렵기 그지 없지만 모든 것이 막막했던 수습 시절보다는 조금 더 편해졌다.그러나 처음에는 편한 마음으로 앉았다 중간부터 바짝 긴장해야 하는 행사도 있다. 한국레노버가 26일 진행한 전문가용 워크스테이션 '씽크스테이션 P8' 출시 행사가 그렇다....
2024.03.27 PM 03:04권봉석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2,3 차관의 전격 교체에 대한 과학기술계 반응은 한마디로 ‘겉괜속부’(겉으로는 괜찮은 듯 내색하지 않지만 속으로는 부글부글)다.하지만 과기정통부 내부 반응은 대체로 환영일색이다. 인사 대상 3명 모두 서로를 잘 아는 관료에 내부 승진이어서 과학기술계의 꼬인 매듭을 어느정도 풀어낼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국가 R&D 주력인 출연연구기관은 현재 ‘좌불안석’ 그 자체...
2024.02.26 PM 02:00박희범 기자
바야흐로 '대 사투리' 시대다. 정치인들의 모호한 화법인 '여의도 사투리', 법조인 특유의 화법인 '서초동 사투리'가 그렇다. 기자가 취재하는 IT 업계도 고유의 사투리가 존재한다. 이른바 '판교 사투리'다. 예컨대 "내일까지 이번 이슈(issue) 디밸롭(Develop)해서 사전 컨펌(confirm)받고 저한테 메일 ...
2024.02.21 PM 04:47이한얼 기자
단단하던 은행장 '유리천장'에 모처럼 아주 작은 틈이 열렸다. 토스뱅크는 21일 이은미 전 대구은행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차기 은행장 단독 후보로 내정했다. 이로써 125년 국내 은행 역사상 네 번째 여성 은행장이 탄생하게 됐다.여성 은행장 탄생이 갖는 의미는 적지 않다. 하지만 은행업계의 현실을 보면 갈 길이 멀다. 여전히 유리천장이 강력하게 버티고 있기...
2024.02.21 PM 04:17손희연 기자
코로나19 유행 기간 동안 빚을 지고 제 때 갚지 못한 연체자들이 5월 31일까지 전액을 갚을 경우, 연체 이력을 삭제하는 방안을 앞두고 말들이 많다.하나는 예전에도 시행했는데 또 시행한다는 점이 그렇고, 두 번째는 당장 2천만원을 어디서 구해야 하냐는 점이 그렇고 세 번째는 돌려막기로 빚을 어떻게든 갚아왔던 사람들은 바보냐는 불만이다.정부는 연체 이력을 삭제해주는 정책을 2021년 9월에도...
2024.01.22 PM 01:25손희연 기자
기자가 언론사를 입사하기 전 모 언론사에서 3개월 기간의 인턴 기자를 한 적이 있다. 선배들이 하기 힘든 가욋일을 돕기도 했고 직접 취재거리를 찾아 인턴 기명으로 기사를 출고하기도 했다.나름 뿌듯한 경험이었다. 180여일에 불과할 정도의 짧은 기간이었지만 언론사를 입사하기 위한 스펙을 쌓았고 직접 기사를 작성해보는 호사(?)도 누렸더랬다. 꽤 오래 전의 인턴 경험을 떠올리게 한 건 최근 방문...
2023.12.19 PM 03:58이한얼 기자
한화생명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요청한 건강정보(이하 의료데이터) 관련 결정이 해를 넘길 전망이다.현재 해당 사안은 건보공단 건강정보 제공심의위원회에 안건으로 올라가지도 못하고 있다. 이런 상태로 논의가 사실상 멈춘 게 삼년 째다.건보공단은 다양한 여론 수렴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시간이 걸린다고 말한다. 비공식적인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지만, 실제 정례적으로 ‘테이블’이 마련되고 있는지는 확실치...
2023.12.07 PM 03:20김양균 기자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으로 잘 알려진 트위치가 한국 사업 철수를 선언하면서 망 사용료 핑계를 들었다. 다른 나라보다 10배나 비싼 네트워크 수수료로 운영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이 회사 CEO의 주장이다.소비자권장가격처럼 정해진 값이 있는 것도 아니고 시장에서 영향력과 최번시 트래픽 규모, 최소 품질 수준 등의 조건에 따라 협상에서 결정되는 가격이 어떻게 특정 국가에서 10배 비싸다는 계산이 나오...
2023.12.06 PM 05:28박수형 기자
폰플레이션(스마트폰+인플레이션)이 심화되고 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신제품 출고가는 100만원을 훌쩍 넘어섰다. 최상위 모델은 100만원 중후반대가 기본 출고가로 자리잡았다. 스마트폰 두뇌 역할을 하는 AP와 카메라 모듈 등 주요 부품값 인상 영향 때문이라고들 한다.가격과 소비자들의 기대치는 정비례한다. 비싸진 가격만큼 좋은 성능의 제품을 원한다. 비싸도 그에 응당한 성능을 발휘하거나 만족감...
2023.12.05 PM 05:03류은주 기자
올해 초 달리기를 시작했다. 건강에 빨간 불이 들어와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 시작한 게 달리기였다. 운동화와 옷차림, 그저 뛰기만 하니 단출하다 싶었다. 그렇게 퇴근 후나 주말 아침마다 집 앞 공원에 나가 달렸다.처음에는 숨이 차 뛰다 서다를 반복했다. 즈음에 금연을 시작해 폐활량이 향상되자 점차 뛸 수 있는 거리가 늘어났다. 봄부터 뛰기 시작한 것이 여름과 가을을 거쳐 겨울까지 왔다.달리...
2023.11.24 AM 10:55김양균 기자
로봇이 사람에게 위해를 가하는 일이 종종 벌어진다. 작업 환경을 개선하고 편의를 도모하기 위한 설비가 작업자 안전을 위협한다니 모순적이다.로봇은 이미 우리 일상과 함께 공존하고 있다. 우리나라 산업용 로봇 밀도는 세계 1위다. 로봇 밀도는 노동자 1만 명당 로봇 대수를 뜻한다. 국제로봇연맹(IFR) 조사에 따르면 지난 2021년 우리나라 로봇 밀도는 1천 대로 세계 평균(141대)의 7배에 ...
2023.11.09 PM 03:19신영빈 기자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검진 기관에 제공한 우편에 총 6건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면서 공단의 건강정보 관리 및 대응에 허점이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일고 있다.건보공단은 매년 건강검진기관에 검진비용 청구·지급방법 등을 안내하는 교육 자료를 배부한다. 문제가 된 것은 지난달 20일 검진기관에 우편 발송한 자료였다. 건보공단 해당 자료에 이름과 개인식별정보 3건, 이름과 생년월일 6건이 노출된 사실을 ...
2023.11.03 AM 09:46김양균 기자
정기석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의 의대 정원 관련 발언에 대한 건보공단의 대응을 두고 뒷말이 나오고 있다.지난 18일 정 이사장은 국정감사에서 의대 정원이 확대되면 필수의료 전문의가 늘어나리란 이른바 ‘낙수효과’에 대해 “미미하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고, 이와 상충되는 성형외과 및 피부과 의사가 증가하리란 전망에 대해 “그것은 너무 당연하다”고 밝혔다.현재 보건복지부는 필수의료를 담당할 의사 ...
2023.10.23 PM 06:25김양균 기자
호남출신. 4선 경력의 중진 정치인.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국민통합위원회 부위원장.모두 김동철 신임 한국전력공사 사장을 수식하는 말이다.윤석열 대통령이 20일 자로 김동철 신임 사장 임명을 재가했다. 한전은 62년 만에 처음으로 정치인 출신 대통령을 맞게 됐다.정치인 출신이란 수식어는 김 사장을 내내 괴롭힐 요소다. 김 사장은 하마평이 돌 때부터 한전에 필요한 전문성과는 거리가 먼 인사...
2023.09.19 PM 05:53이한얼 기자
강대국 사이에 놓인 중소국가의 설움은 늘 존재했다. 명나라와 청나라 사이에 놓였던 조선이 그랬고 미국과 소련 사이에 놓인 대한민국이 그랬다. 15세기 조선은 명과 청 사이에서 병자호란을 겪었고 70년 전의 한국은 미소 냉전 사이에서 6.25라는 비극을 겪었다.고등학교 역사 시간에 나올법한 이야기를 늘어놓은 건 다름아니다. 현재 한국 산업계에서도 이와 유사한 상황이 벌어지고 ...
2023.09.12 PM 05:01이한얼 기자
기준금리가 오르면서 은행들의 수익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국내 금융사뿐만 아니라 해외도 마찬가지다. 이탈리아 정부는 지난 8월 초 높은 금리로 얻는 이익에 대해 일시적으로 40%의 세금을 부과하는 일명 '횡재세(Windfall tax)'를 언급했다. 은행이 기존에 집행한 대출의 금리를 올리는 것 뿐만 아니라 신규 대출에서 얻는 이익을 공유하는 일종의 사회적 책임을 져야...
2023.08.18 AM 11:09손희연 기자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1년 증시에는 이른바 '밈 주식' 열풍이 불었다. 한물간 게임 유통 회사로 여겨지던 게임스탑 주식에 일부 기관들이 공매도를 시도하자 이에 맞선 개미 투자자들이 매수에 나서며 주가를 끌어올린 사례가 대표적이다.이는 실제로 공매도를 시도한 금융사들에 타격을 주었을뿐 아니라 월가 전체의 변동성까지 뒤흔든 큰 사건이었다.밈 주식은 주로 레딧같은 인터넷 커뮤니...
2023.08.04 PM 01:51한세희 과학전문기자
우리은행에 대한 여론이 싸늘하다.과거 잦았던 전산시스템 오류나 수 백억원 대 횡령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그 때도 은행 자체에 대한 원색적 비난은 지금 만큼 심하지는 않았다. 여론을 들끓게 한 것은 조병규 우리은행장의 한 마디였다. 조 행장은 하반기 경영전략회의를 주재하면서 "절박하다" "하반기에는 어닝 서프라이즈(Earning surpr...
2023.08.02 AM 10:05손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