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SOOP 'AI페퍼스' 인수가 반가운 이유

투자와 팬 소통 강화로 새 변화 기대

기자수첩입력 :2026/05/19 10:33

SOOP의 여자 프로배구단 AI페퍼스 인수는 국내 스포츠 산업에도 의미 있는 변화로 읽힌다. 플랫폼 기업이 프로스포츠 운영에 본격 뛰어드는 드문 사례이기 때문이다.

최근 V리그는 여전히 일정 수준의 관중과 팬덤을 유지하고 있지만, 동시에 분명한 과제도 드러내고 있다. 여자배구는 김연경 은퇴 이후 정규리그 평균 시청률이 하락세로 돌아섰고, 남자배구 역시 시청률 감소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특정 스타 의존 구조와 화제성 약화 등 기존 흥행 방식의 한계가 점차 드러나고 있다는 의미다.

스포츠 소비 방식은 이미 달라졌다. 팬들은 선수 일상과 비하인드 콘텐츠를 보고, 실시간 채팅과 숏폼 영상으로 팀과 관계를 맺는다. 스포츠 역시 중계 산업을 넘어 콘텐츠 산업으로 이동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 기업인 SOOP 등장은 눈길을 끈다.

SOOP은 이번 인수와 함께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의 강점을 살려 실시간 소통 구조와 콘텐츠 확장성을 구단 운영에 접목하겠다고 밝혔다. 연고지 기반 팬 충성도와 현장 관람 문화가 강한 프로배구 특성을 고려해 경기 안팎에서 팬과 구단의 접점을 넓히겠다는 계획이다. 구단 운영은 SOOP 자회사 숲티비가 맡는다.

그동안 SOOP은 스포츠 중계와 콘텐츠 제작, e스포츠 구단 운영 경험을 쌓아왔다. 단순히 경기 영상을 송출하는 데 그치지 않고 팬 참여형 콘텐츠와 커뮤니티 운영 역량을 키워온 회사다. 기존 스포츠 구단과는 결이 다른 접근이 가능하다는 기대가 나오는 이유다.

다만 우려도 있다. 플랫폼 특유의 자극적인 콘텐츠가 프로스포츠와 충돌할 수 있다는 시선도 존재한다. 단기 화제성에만 집중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 역시 나온다.

AI페퍼스 영상 캡쳐

제조업 중심의 스포츠 운영 시대에는 경기장 간판 효과만으로도 충분했다. 하지만 이제 스포츠는 온라인 커뮤니티와 숏폼, 실시간 소통과 팬 경험까지 함께 경쟁하는 시장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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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OP 시도가 성공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다만 기존 방식의 한계가 드러나는 시점에 플랫폼 기업이 새로운 문법으로 스포츠에 뛰어들었다는 점만큼은 반가운 변화다.

AI페퍼스가 그동안 여러 어려움을 겪어온 구단인 만큼 단기 화제성보다 중요한 것은 꾸준하고 책임 있는 운영이다. 새로운 콘텐츠 실험이 일회성 화제에 그치지 않고 팬과 지역사회가 신뢰할 수 있는 구단 운영으로 이어지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