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홍준 국중박 관장 이임식…논란 속 1년3개월만 퇴진

"개인 실수로 박물관 명예 실추" 사과…관람객으로 다시 찾겠다

유통/생활/문화입력 :2026/10/22 13:48

개인 소장품의 전시와 검증을 둘러싼 논란으로 사퇴한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이 22일 이임식에서 "개인의 실수로 박물관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퇴임하게 돼 죄송하다"며 거듭 고개를 숙였다.

유 관장은 이날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이임식을 통해 "나 자신의 실수로 인한 죄책감, 그리고 박물관에 대한 자랑과 사랑을 안고 떠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직원들을 향해 "사랑하는 우리 박물관 식구들, 이제 헤어질 시간이 됐다"며 "지난해 7월 21일 처음 출근했을 때 관람객들이 인산인해를 이루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며 지난 1년 3개월을 돌아봤다.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이 22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유 관장은 재임 기간 박물관의 성과도 언급했다. 그는 "예년보다 50% 많은 관람객이 모이며 연간 650만명을 달성하고 세계 3위를 기록한 것은 지금도 가슴 벅찬 순간"이라며 "올해도 600만명을 돌파해 연말에는 700만명 이상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이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로 인한 일시적 열풍이 아닌 분명한 지표"라며 "박물관 식구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묵묵히 일해온 결실"이라고 직원들에게 공을 돌렸다.

유 관장은 "박물관 전성기에 관장을 지낸 참으로 복이 많은 사람"이라면서도 "우리 역사와 문화의 심장이자 K컬처의 뿌리를 보여주는 복합문화공간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사명감에 큰 부담도 느꼈다"고 털어놨다.

이어 "박물관을 떠나더라도 추진해온 여러 사업을 힘껏 돕겠다"며 "한 사람의 관람객이자 박물관 지지자로서 자주 찾아오겠다"고 작별 인사를 전했다.

이날 이임식은 다소 무거운 분위기 속에 약 10분간 진행됐다. 명칭 또한 앞으로 더 좋은 자리에서 다시 만나기를 바라는 뜻에서 행사 명칭을 퇴임식 대신 이임식으로 정했다는 설명이다.

유 관장은 지난해 7월 취임한 지 약 1년 3개월 만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지난 19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개인 소장품 전시 논란으로 여야 의원들의 질타를 받은 지 이틀만에 사의를 표명했고, 이재명 대통령은 같은 날 사직안을 재가했다.

사퇴의 발단은 지난 7월 개막한 특별전 우리들의 밥상에 출품된 '일반시국은(一飯是國恩)' 유묵이다. 박물관은 작품에 적힌 박원근이라는 이름을 근거로 독립운동가 박원근의 글씨라고 소개했으나, 외부 제보와 재검증에 따라 친일반민족행위자 박중양의 작품으로 확인됐다.

논란은 작품의 소장자가 유 관장 본인이라는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면서 커졌다. 유 관장은 국감에서 "미술사가로서 큰 실수를 했다는 것을 공개하는 것을 주저했다"고 해명하면서도 작품은 기증을 목적으로 구입한 것으로 사적 이익을 취할 의도는 없었다는 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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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국감에서 박물관의 명예 회복과 검증 시스템 정비 의지를 밝혔던 유 관장은 결국 이틀 만에 사퇴를 결정했다. 그는 21일 사퇴문에서 "실추된 박물관의 명예를 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관장직에서 물러나는 것이 옳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이로써 유 관장은 국립중앙박물관 80여년 역사상 관장 개인을 둘러싼 논란으로 사퇴한 첫 사례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