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으로 조종되는 드론이 카메라 1대와 소형 컴퓨터만으로 시속 100㎞가 넘는 속도로 비행해 주목받고 있다.
과학매체 라이브사이언스는 네덜란드 델프트공과대학 연구진이 전방 카메라 1대와 관성측정장치(IMU), 소형 온보드 컴퓨터만으로 까다로운 비행 코스를 시속 100㎞를 웃도는 속도로 완주하는 AI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최근 보도했다. 연구 결과는 지난 14일(현지시간)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로보틱스'에 게재됐다.
시속 100㎞로 자율 비행…인간 조종사보다 빨라
이 시스템의 가장 큰 특징은 세계 최고 수준의 인간 드론 조종사들보다 빠르게 챔피언십 레이싱 코스를 완주했다는 점이다.
'모노레이스(MonoRace)'로 명명된 이 시스템은 2025년 아부다비 자율 드론 레이싱 리그 대회에서 인간 조종사 3명보다 빠른 기록을 세우며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모노레이스는 11개의 게이트를 통과하는 코스를 두 바퀴 도는 데 16.56초가 걸렸으며, 최고 속도는 시속 약 102㎞에 달했다.
모노레이스는 GPS나 외부 모션 캡처 시스템, 스테레오 카메라, 사전에 입력된 코스 지도 없이도 이 같은 성과를 거뒀다. 롤링 셔터 방식의 카메라 1대로 주변 환경을 파악하고, 관성측정장치(IMU)로 가속도와 회전 등 자체 움직임을 측정해 비행을 제어한다.
시스템은 가로 30㎝, 세로 28㎝, 높이 10㎝ 크기에 무게가 966g인 드론에 탑재됐다. 연구진은 작고 가벼우면서도 연산 효율이 높은 하드웨어를 활용해 모든 장치를 드론 내부에 탑재했다.
AI는 어떻게 비행 기술을 익혔나
연구진은 강화학습 기반 머신러닝 기술을 활용해 모노레이스를 훈련했다. 수백만 번 시행착오를 했을 만큼 실제 비행 대신 시뮬레이션 환경에서 학습을 진행했다.
논문 공동 저자인 히도 데 크론(Guido de Croon) 델프트공과대학 교수는 "강화학습은 수많은 시행착오, 즉 수백만 번의 시도가 필요하기 때문에 시뮬레이션 환경에서 진행됐다"며 "실제로 이 시스템은 처음부터 비행하는 법을 학습한다"고 설명했다.
학습을 마친 AI는 빠른 속도에서도 드론을 안정적으로 제어할 수 있게 됐다. 실제 비행에서는 소형 신경망이 초당 500회씩 모터 제어 명령을 내렸다.
초기 학습은 장애물 충돌을 피하고 첫 번째 게이트에 도달하는 등 기본적인 비행 기술을 익히는 데 집중했다. 이후 학습이 진행되면서 드론은 코스를 더 멀리 비행하고 속도를 높이는 방법을 터득했다.
연구진은 AI가 특정 드론에만 최적화되지 않도록 무게와 전압, 항력, 센서 노이즈, 프로펠러 상태 등 다양한 변수를 바꿔가며 훈련했다. 이를 통해 실제 환경에서 발생할 수 있는 기체별 차이와 불완전성에도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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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 크론 교수는 "이런 방식으로 훈련하면 학습된 신경망이 다양한 드론을 제어할 수 있다"며 모노레이스가 인간 드론 조종사를 위한 훈련 도구로 활용될 가능성도 제시했다. 그는 강력한 체스 프로그램이 인간 체스 선수들에게 영감을 주는 것과 비슷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피지컬 AI의 발전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제한된 센서와 연산 능력만으로도 로봇이 주변 환경을 빠르게 인식하고 판단해 정밀하게 움직일 수 있음을 입증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