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드론이 전차 끝냈다는 건 착시, 오히려 중요성 커져"

[전장의 기술] 김병규 성균관대 교수 "드론으로 보고 전차로 타격, 달라진 전장"

컴퓨팅입력 :2026/10/16 10:26

우크라이나 전쟁 초기만 해도 전차는 지상전의 주력으로 주목받았다. 수백만원짜리 드론이 100억 원에 가까운 전차를 한 번에 무력화하는 영상이 잇따라 공개되면서 '전차 무용론'도 힘을 얻었다.

하지만 국방 전문가는 드론의 등장이 전차의 퇴장을 뜻하지는 않는다고 진단했다. 오히려 전차의 기동성과 드론의 감시 능력이 결합되며 더욱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4일 김병규 성균관대학교 교수는 지디넷코리아와의 영상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을 통해 오히려 전차의 중요성이 더 부각되고 있다"며 "드론과의 결합으로 새로운 작전적·전술적 운용이 더 중요한 시점이 됐다"고 설명했다.

전차가 미래 전장에 꼭 필요한지에 대한 의구심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부터 있었다. 김 교수는 "한국도 K2 전차를 처음 양산할 때 600여 대 이상 도입한다고 했다가 수량을 대폭 줄인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K2 전차는 당초 680대 도입이 계획됐지만 1~3차 양산 물량은 260대에 그쳤다. 이후 4차 양산이 결정돼 2028년까지 150대를 추가로 공급하는 사업이 진행 중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초기만 해도 전차는 전장의 주역이었다. 그러나 드론에 파괴되는 장면이 확산하면서 존재감이 급격히 줄었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전차 활용 방법이 바뀌어야 하고 바뀌고 있으며 그 결과를 전장 영상을 통해 보고 있다"고 진단했다.

2022년 후반부터 2023년 초까지는 드론이 전차를 무력화하는 사례가 실제로 많았다. 김 교수는 이 시기를 "전차의 취약점이 노출된 시기"라고 평가했다.

주역은 1인칭 시점(FPV) 드론이다. 조종사가 드론에 달린 카메라 영상을 실시간으로 보면서 기체를 전차나 장갑차, 적 부대에 고속으로 충돌시키는 방식이다.

다만 드론 공격 성공 영상만 보고 전차의 효용을 판단하는 것은 착시라는 게 김 교수의 지적이다. 그는 전쟁 초기 전차 파괴 영상에 대해 "상당 부분은 우크라이나 쪽에서 선전하기 위한 영상"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우리가 보는 영상은 실제 전장 영상이 아니라 전쟁 당사자가 자신들이 잘 싸우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편집한 영상이 많다"며 "그런 것만으로 전체 전장을 평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사상자 통계도 마찬가지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모두 상대방 사상자 수는 부풀리고 자국 피해는 축소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이런 점을 염두에 두고 뉴스를 접하기를 전문가로서 당부한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드론의 위상이 과장됐다는 뜻은 아니다. 김 교수는 "드론은 정말 중요한 무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카메라를 단 드론은 적의 위치와 은폐 상태, 병력 규모를 파악해 아군 부대에 곧바로 전송한다. 지휘관은 이를 토대로 포병, 미사일, 전차, 장갑차 중 어떤 수단으로 공격할지 결정한다. 

김 교수는 "보고 판단하고 타격하는 주기가 엄청나게 빨라졌다"며 "우리도 그래야 하고 적도 그렇게 하고 있어 전장의 속도가 엄청나게 빨라졌다"고 말했다.

전차 운용 방식도 이에 맞춰 달라지고 있다. 과거 유럽과 중동에서는 전차 부대끼리 기동하며 맞붙었고, 산악 지형이 많은 곳에서는 보병과 전차를 묶는 합동전술을 썼다. 김 교수는 "이제는 보병과 전차에 드론이 추가돼야 하는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 전시회에 가보니 전차에도 드론을 올릴 수 있도록 복합적으로 만들고 있었다"며 "전차가 가진 화력과 기동력을 강화하는 방법은 드론을 이용하는 것이고, 이를 통해 전차의 성능이 훨씬 더 극대화된다"고 강조했다.

드론을 싣는 플랫폼은 전차에 그치지 않는다. 김 교수는 대형 드론이 공중에 머물고 소형 드론이 짧게 작전한 뒤 돌아와 재충전하는 '드론 모함' 개념도 소개하며 전장의 변화와 이 과정에서 전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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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규 교수는 "전쟁을 완수하려면 결국 지상군이 진입해 점령해야 하는 만큼 드론만으로 전쟁을 수행할 수는 없다"며 "드론이 전장의 새로운 주역으로 부상했지만 전차가 전장에서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드론의 정찰·정보 능력과 전차의 화력·기동력을 결합하는 운용이 중요해지면서 전차가 새로운 방식의 핵심 전력으로 부각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