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내내 같은 티셔츠 ‘젤렌스키’ vs 명품 휘두른 ‘푸틴’

젤렌스키-푸틴, 전쟁 속 의상코드 비교

인터넷입력 :2022/03/22 14:41

온라인이슈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 한 달 간 공식석상에서 입은 '올리브색' 군복을 두고 우크라이나 국민의 힘과 애국심을 상징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에 반해 침공을 주도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경제 제재로 고통받는 자국 국민을 외면하고 명품 브랜드 의류를 즐겨 입는 것과 대비된다는 지적도 있다.

2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유럽·영국·미국 의회 연설에서 하얀 셔츠와 넥타이를 벗고 올리브색 티셔츠를 입었다"며 "이 티셔츠는 젤렌스키가 '평범한 남자'에서 시작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까르띠에, 파텍필립 등 명품 브랜드로 둘러싸인 것과 완전히 반대된다"고 평가했다.

[키이우=AP/뉴시스] 10일(현지시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키이우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일각에서는 간혹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정장이 없냐'며 그의 의상을 문제 삼기도 하지만, 국방색 반팔 티셔츠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대변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현실을 가장 잘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쟁 상황과 다소 이질적인 정장 차림 대신 일상복을 대외적으로 노출하면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두 가지 정치적 효과를 거두고 있다. 전쟁의 급박한 상황을 보여주는 동시에, 일반 국민들과 함께 할 의지를 표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NYT는 "그는 문 바로 밖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상기시켜준다"며 "도시에 쏟아지는 폭탄과 같은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어 "거리에서 싸우는 시민군 병사들과의 연결고리로, 국민과 고난을 공유한다는 표시"라며 "가장 접근하기 쉬운 옷인 티셔츠를 택한 것은 연대의 분명한 표현"이라고 전했다.

[사진=AP/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모스크바의 루즈니키 경기장에서 열린 크름반도(크림반도) 합병 8주년 기념 콘서트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이는 푸틴 대통령이 줄곧 명품 브랜드 의류를 입고 모습을 드러내는 것과 대비되는 모양새다. NYT는 각각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대통령이 "만인(일반국민)과 엘리트주의자의 모습"이라고 비유하기도 했다.

지난 18일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모스크바 루즈니키 경기장에서 열린 크름반도(크림반도) 병합 8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모든 러시아인들의 보편적 가치를 위해 싸우고 있다"며 전쟁을 옹호하는 듯한 연설을 했다.

그가 이날 입은 옷은 이탈리아 브랜드 '로로피아나' 제품으로, 가격은 약 1600만원에 이른다. 러시아 국민 평균 연봉은 약 67만8000루블(한화 791만원)인 점을 고려하면 한 사람이 약 25개월 간 돈을 모아야 살 수 있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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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외신들은 "러시아 경제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추락하고 있으나, 대통령은 와중에 고급 이탈리아 재킷을 손에 넣었다"고 비판했다.

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