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무역법 '301조·232조'가 뭐길래…韓 산업 전방위 긴장

USTR, 한국산 수입품에 최소 12.5% 관세 적용…자동차·철강 중복 부과는 제외

디지털경제입력 :2026/07/26 10:11

미국이 무역법 301조를 근거로 한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면서 국내 산업계의 긴장감이 다시 커지고 있다. 철강과 자동차 등에 적용돼 온 무역확장법 232조에 이어 301조까지 관세 수단으로 활용되면서 미국의 통상 압박이 특정 품목을 넘어 상대국의 제도와 정책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24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23일(현지시간) 강제노동 생산제품 수입금지와 관련한 무역법 301조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한국산 수입품에 최혜국대우(MFN) 관세와 합산해 총 12.5%의 관세를 적용하기로 했다.

한국·일본·스위스의 경우 232조 관세 대상과 별도 면제 품목을 제외한 제품에 기존 MFN 관세가 12.5%보다 낮으면 부족분만큼 301조 관세가 추가된다. MFN 관세가 이미 12.5% 이상이면 301조 관세율은 0%가 되고 기존 관세가 그대로 적용된다. 조치는 미국 동부시간 기준 24일 오전 0시1분부터 시행된다.

부산항에 적재된 컨테이너.

이번 조치는 무역법 122조에 따라 한시적으로 도입된 글로벌 10% 관세가 만료되자 이를 사실상 대체하는 성격이다. 미국 정부는 지난 2월 연방대법원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에 근거한 기존 관세를 무효로 판단하자 122조에 따른 10% 수입부과금을 도입했고, 이를 24일까지 적용하기로 했다.

301조는 상대국 정책·232조는 특정 품목 겨냥

무역법 301조는 외국 정부의 법률이나 정책, 관행이 부당하거나 차별적이고 미국 상거래에 부담을 준다고 판단될 경우 보복 관세 등 대응 조치를 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과거에는 지식재산권 침해와 기술이전 강요 등이 주된 대상이었지만 최근에는 강제노동 수입금지와 과잉생산 등으로 적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이번 조치 역시 한국산 제품에서 강제노동이 발견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USTR은 한국을 포함한 조사 대상 경제권이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상품의 수입을 금지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집행하는 제도를 갖췄는지를 문제 삼았다.

(사진=챗GPT 활용)

반면 무역확장법 232조는 특정 수입품이 미국 국가안보를 훼손할 우려가 있는지를 상무부가 조사하고, 그 결과에 따라 대통령이 관세 또는 수입제한 조치를 결정하는 제도다. 철강·알루미늄·자동차 및 자동차부품이 대표적인 적용 품목이다.

232조 적용 범위도 넓어지고 있다. 구리는 일부 반제품과 구리 집약 파생제품에 232조 관세가 적용되고 있으며, 반도체·의약품·핵심광물·폴리실리콘 등도 조사 대상에 올라 있다. 

301조가 상대국의 제도와 관행을 겨냥한다면, 232조는 품목별 공급망과 산업 기반을 직접 겨냥하는 수단이라는 차이가 있다.

자동차·철강 중복 관세 피했지만 불확실성 남아

자동차와 자동차부품, 철강, 알루미늄 등 기존 232조 관세 대상품목은 이번 강제노동 301조 조치에서 제외됐다. 따라서 이들 품목에 이번 301조 관세가 232조 관세 위에 추가로 붙는 상황은 일단 피했다. USTR도 모든 232조 대상 물품과 그 부품을 이번 조치의 제외 대상으로 명시했다

현대차 아산공장 (사진=현대자동차)

다만 불확실성이 해소된 것은 아니다. 미국은 과잉생산 문제를 겨냥한 별도 301조 조사를 진행 중이며, 반도체·의약품 등 232조 조사도 이어가고 있다. 미국의 관세 조치가 원칙적으로 누적 적용될 수 있는 만큼, 향후 조치의 품목별 적용 범위와 다른 관세와의 합산 방식이 기업의 실질 부담을 가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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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미국 측에 강제노동과 과잉생산 관련 301조 관세를 포함한 한국산 제품의 관세 부담이 기존 한미 무역합의에 따른 15% 수준을 넘지 않아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미국 측도 기존 합의를 준수해야 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과잉생산 관련 301조 조사의 결론과 관세율, 다른 관세와의 중첩 방식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정부는 이번 조치로 단기적인 불확실성이 일부 완화됐다고 평가하면서도 추가 301조와 232조 조치에 대비해 미국 측과 협의를 이어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