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軍, 푸틴 지지 'Z'자 모양 시신 방치…"하르키우는 거대 시체보관소"

생활입력 :2022/05/03 10:46

온라인이슈팀

우크라이나 하르키우 외곽은 마치 거대한 야외 보관소 같은 느낌을 준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전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숨진 시신들이 몇 주 동안이나 찾는 사람 없이 버려져 있다.

[하르키우=AP/뉴시스] 2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하르키우에서 긴급구조대원들이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숨진 희생자의 시신을 옮기고 있다. 2022.04.28.

지난 며칠 사이 양측이 서로 통제권을 주고 받았던 마을 외곽의 대전차 장벽 위에는 신원을 알 수 없는 한 남성의 시체가 불에 그일린 채 놓여 있다. 러시아군으로 보이는 시신 4구는 러시아군의 상징이 된 Z자 모양으로 배열되돼 있는데 마을 상공을 계속 날아다니는 러시아 무인기에서 분명히 보일 것이다. 아파트 문을 열면 3구의 시신이 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는 결코 정확히 알려지지 않을 것이다.

우크라이나 제2의 도시 하르키우는 지난 2월 말 전쟁이 시작된 이후 계속 러시아의 공격을 받아왔는데 러시아의 공세는 더욱 거세지고 있다.

전략적·산업적으로 중요한 하루키우의 곳곳 마을들은 전투가 계속되면서 러시아군의 점령과 우크라이나군의 탈환이 반복되고 있다. 100만명에 달하던 하르키우의 시민들 중 많은 사람들이 탈출했지만 모두 탈출하지는 못했다.

AP통신 기자들은 지난 며칠 간 치열한 전투가 계속됐던 최전선에서 러시아군이 흔히 착용하는 흰색 완장을 두른 시신들이 Z자 모양으로 놓이고, 그 옆에 러시아 의료용 키트가 있는 것 발견했다. 불에 그을린 남성과 이러한 러시아 군인들의 시신은 모두 죽은 자의 존엄성을 존중하지 않고 있어 전쟁 범죄로 간주될 수 있다.

시신의 신원을 확인하기 위한 조사가 이뤄지고, 신원이 확인되면 가족에게 알릴 것이다. 그러나 신원 확인도 쉽지 않다. 우크라이나 휘장을 단 남성의 시신에서는 러시아 군인의 신분증이 발견됐다. 시신 3구가 발견된 아파트는 삼하게 포격을 받았지만, 무엇이 그들을 죽였는지는 분명치 않다.

포격과 공습은 하르키우의 모든 사람들에게 언제든 찾아올 수 있는 일상적 위협이지만 그 이유에 대한 답은 찾을 수 없다.

야외 시체보관소처럼 변한 하르키우의 처참한 모습은 전쟁의 죽음과 잔혹함을 엿보게 해준다. 그러나 공습과 포격으로 기자들의 이동이 극히 위험해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벌어지는 전투의 전모를 파악하는 것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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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십자에 따르면, 국제 무력 분쟁에서 시신을 훼손하는 것은 국제형사재판소(ICC) 규정에 따라 "개인적 존엄성을 침해하는" 전쟁 범죄에 해당한다.

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