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초기 예상과 달리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키이우 등 각지에서 한 달 넘게 고전하고 있는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이 또 다시 핵무기 사용 권리를 언급했다.
2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러시아 대통령과 총리를 역임한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이날 러시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핵 독트린'은 적국이 먼저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핵무기를 쓸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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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드베데프 부의장은 "우리는 핵 억지력에 관한 특별 문서를 가지고 있다"며 "이 문서는 러시아 연방이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는 근거를 명확하게 제시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러시아가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는 상황은 총 4가지라고 말했다. 러시아는 약 6000개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첫 번째는 러시아가 핵무기 공격을 받았을 때의 상황이다. 두 번째는 러시아 및 러시아의 우방국을 상대로 한 핵무기 사용"이라고 말했다.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세 번째는 핵 억제력을 마비시킬 기반시설에 대한 공격이다"라고 전했다. 그는 기반시설이 공격 받으면 핵 억제력이 마비될 수 있는 만큼 이 경우에도 핵무기를 사용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네 번째는 러시아와 및 우방국들에 대한 침략행위가 이뤄진 경우다. 이는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적국의 재래식 무기로 국가의 존립이 위태로울 경우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그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핵무기를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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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드베데프는 지난 23일에도 SNS에 "러시아를 계속 압박하면 세계는 핵 재앙의 급물살을 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