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코노미로 날았다"...LG전자, 3분기 영업익 1兆 육박

위생 가전·프리미엄 TV 수요 늘고, 폰·전장 적자폭은 줄고

디지털경제입력 :2020/10/08 16:54    수정: 2020/10/08 16:57

LG전자가 3분기 코로나19를 꺾고 역대 최대치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1조원에 육박하며 시장 전망치도 1천억원 가량을 훌쩍 뛰어넘었다.

하반기 '홈코노미(홈+이코노미)' 수요 증가 속에 LG전자 가전과 TV가 빛을 본 것으로 풀이된다. 홈코노미는 단순히 주거공간을 넘어 집안에서 휴식, 여가 등 다양하게 이뤄지는 경제활동을 일컫는 말로 코로나19 여파에도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LG전자는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7천814억원)보다 22.7% 증가한 9천59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8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6조9천196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15조7천7억원) 7.8% 증가했다.

이날 증권사들의 LG전자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각각 16조2천억원과 8천500억원 가량으로 이를 모두 뛰어넘었다. 호실적 배경으로는 ▲하반기 글로벌 시장 수요 회복 ▲비대면 생활 장기화에 따른 가전·TV 수요 확대 ▲건강관리 가전 트렌드 ▲마케팅 등 비용 절감 효과 ▲스마트폰과 전장부품 사업 적자 축소 등이 꼽힌다.

LG 트루스팀 광고영상 중 건조기, 스타일러, 식기세척기, 원바디 세탁건조기 트롬 워시타워 등 주요 적용 제품을 소개하는 장면 (사진=LG전자)

■ 위생 가전 소비자 관심↑…집콕족의 대형 프리미엄 TV 구매

생활가전을 맡는 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H&A)은 3분기 5천억원 중반대에서 6천억원 초반대 영업이익을 기록할 전망이다. 코로나로 건강·위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의류관리기 스타일러, 식기세척기 등 프리미엄 스팀가전이 호조를 보였다. 원바디 세탁건조기 워시타워도 양호한 판매량으로 수익성에 기여했다는 분석이다.

긴 장마 탓에 주력 제품인 에어컨 판매량은 미흡했지만, 대신 건조기와 제습기 판매량이 견조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스마트홈 수요가 앞당겨지면서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제품 수요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판매 확대와 이에 따른 마케팅 비용 절감 효과도 반영됐다.

렌탈 사업도 부각되고 있다. 하이투자증권 고의영 연구원은 "연말 계정 목표치는 전년 대비 35% 성장한 270만개다. 세트 판매 대비 계절성 없이 꾸준한 현금흐름 창출이 가능하며 수익성도 높다"며 "올해 렌탈 사업 매출액은 H&A 사업의 2.6%로 전망되는데, 경쟁사의 영업이익률 등 감안 시 2조원 이상 가치를 부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페인 소비자매체 ‘오씨유 콤프라마에스트라(OCU Compra Maestra)’로부터 1위 제품으로 선정된 LG 올레드 갤러리 TV. (사진=LG전자)

TV를 담당하는 홈엔터테인먼트(HE) 사업부는 2천억원 후반대에서 3천억원 중반대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홈코노미 확대로 대형  프리미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로의 수요 이동이 두드러진다. LG디스플레이 광저우 공장 가동으로 패널 출하량도 확대되고 있으며 가격 정책에도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온라인 판매도 수익성에 기여했다.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LG전자 TV 온라인 판매 비중은 30% 수준으로 전년 대비 10%P 증가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 이왕진 연구원은 "LG전자의 7월, 8월 OLED TV 판매량은 13만대와 16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5%와 56% 증가, 이중 75인치 이상 대형 TV 패널 판매량은 357%와 146% 증가하며 프리미엄 호조를 보이고 있다"며 "통상 4분기 소비 피크인 점을 감안하면 양호한 연간 실적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 스마트폰 원가절감·전장사업 신규 수주로 적자 개선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모바일 커뮤니케이션(MC) 사업부는 1천억원 중반대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관측된다. 22분기 연속 적자 속에 2천억원대 영업손실을 기록했던 전 분기보다 개선된 수준이다. 이 기간 이익 개선 효과는 크지 않지만, 주문자개발생산(ODM) 확대로 원가 절감을 통한 수익성 구조 개선이 꾸준히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BOE OLED 패널 채택도 원가 절감에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하나금융투자 김록호 연구원은 "MC사업부의 외형성장과 적자 축소가 3개 분기 연속 지속되고 있는 부분은, LG전자의 실적 추정의 변동성을 줄여준다는 의미에서 긍정적"이라고 평했다.

LG윙. (사진=LG전자)

차량 전장사업을 담당하는 VS사업본부는 3분기 600억원대 적자가 예상된다. 전분기 영업손실(2천25억원)과 대비해서는 크게 개선됐다. 증권가는 자동차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들의 가동률 상승과 수익성이 개선된 신규 수주 확대로 수익성이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비즈니스솔루션(BS)사업본부는 인포메이션 디스플레이, 태양광 모듈의 영업 차질과 대조적으로 PC와 모니터 등 IT 제품 수요가 늘었다.

고의영 연구원은 "이번 실적에서 VS 사업부가 완성차 시장 회복 속도보다 더 빠른 매출 개선을 이뤄내면서 주목된다. 신규 프로젝트 영향이 크다"며 "전장 사업 특성상 매출이 한 번 시작되면 수 분기 꾸준히 발생한다. 올해 낮은 기저까지 감안하면 VS 매출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 4Q 블랙프라이데이 등 연말 성수기 기대

4분기에는 5천억~6천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이 예상되고 있다. 이 기간에도 채널 재고 수준이 건전해 마케팅 비용 절감 효과가 예상된다. 해외 매장 영업재개에 따른 대형 가전, TV 물량 증가와 블랙프라이데이 등 연말 수요도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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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자개발생산(ODM)을 활용한 보급형 5G 스마트폰과 이달 출시된 'LG 윙' 전략 신제품 성적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LG 윙은 두 개 디스플레이를 적용해 T형 폼팩터를 구현했다.

증권가는 LG 윙이 연말까지 국내와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10만대 수준에서 출하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코로나 재확산으로 경기 침체가 심화되면 완제품 수요가 다시 꺾일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