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WS, 美국방부 클라우드 사업자 선정결과 이의제기

"제다이(JEDI) 프로젝트에 절차상 문제 있었다"…연방청구법원에 서면제출

아마존웹서비스(AWS)가 미국 국방부의 100억달러(약 11조2천억원) 규모 클라우드 IT인프라 구축사업자 선정 과정에 이의를 제기했다. 치열했던 마이크로소프트(MS)와의 입찰 경쟁 가운데 문제 소지가 남아 선정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으므로, 법정에서 다투겠다는 입장이다.

미국 국방부 건물 '펜타곤' [사진=Pixabay]

미국 지디넷은 지난 14일 MS에 돌아간 미국 국방부의 100억달러짜리 클라우드 사업자 선정 결과에 AWS가 공식 항의했다고 보도했다.

인용된 페드스쿱 보도에 따르면 AWS는 지난 8일 연방청구법원에 '제다이(JEDI)' 사업에 이의를 제기하는 서면을 제출했다. 연방청구법원은 미국 연방정부를 상대로 한 각종 배상청구사건을 다루는 곳이다.

또 인용된 페더럴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AWS는 이를 통해 정부 측으로부터 제다이 사업 입찰 과정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밝혀낼 작정이다.

AWS 측은 미국 지디넷에 다음과 같은 공식 입장을 제시했다.

"AWS는 미국 군이 필요로하는 핵심 기술을 제공할 수 있도록 경험을 쌓고 검증을 받은 유일한 기업이자 국방부의 현대화 노력을 지원하는 데 지속적으로 헌신할 수 있는 기업이다. 우리는 우리 국가가 정부와 선출된 지도자가 조달사업을 객관적으로 그리고 정치적 영향으로부터 자유로운 방식으로 처리하는 것이 핵심적이라고 본다. 제다이 검증 절차의 여러 측면이 분명한 의존성, 오류, 명백한 편향을 포함하고 있고, 이런 요인들이 심사되고 교정되는 게 중요하다."

제다이는 '합동 엔터프라이즈 방어 인프라(Joint Enterprise Defense Infrastructure)'의 영문 약칭이다. 미국 국방부의 군사정보를 통합 운영하는 클라우드 IT인프라다. 제다이 프로젝트는 국방부가 써 온 레거시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해 클라우드를 설계, 구축하는 사업이다. 국방부와 그 모든 부서의 사업 및 임무 수행에 필요한 어떤 파트너에게든 엔터프라이즈 수준의 기업용 서비스형 인프라(IaaS)와 플랫폼(PaaS)을 제공하는 게 목적이다. 향후 10여년에 걸쳐 발생할 100억달러의 수입을 바라본 다수의 IT거인들이 지난해 3월 시작된 입찰에 뛰어들었다.

입찰에 관심을 보였던 클라우드 사업자 가운데 구글은 지난해 응찰을 포기했다. IBM과 오라클은 선정 과정을 밟던 중 올해 4월 탈락했다. 최종 사업자 선정을 앞두고 AWS와 MS, 둘이 남았다. 지난 2013년 미국 중앙정보국(CIA) 사업을 수주하고 최고수준의 보안인가등급을 보유한 AWS에 유리하다는 관측이 있었다. 그러나 최종 선정을 앞두고 입찰 과정 관련 시비가 불거졌다.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이 입찰 기업 중 IBM에 근무했던 이력으로 이해 충돌 문제 제기가 있었다. 경쟁사로부터 AWS가 유리한 조건으로 입찰에 참여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논란이 일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7월 에스퍼 국방장관에게 사업자선정 전면 재검토를 지시했다. 미국 CNBC는 지난해 여름 트럼프 대통령이 제임스 매티스 전 국방장관에게 제다이 사업에서 AWS를 제외하도록 전화로 지시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지난 8월 국방부는 결국 사업자 선정 절차에 잠재적 분쟁 소지가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적에 따라 제다이 사업자 선정 과정을 잠정 중단시켰다. 미국 지디넷은 AWS의 모회사인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 최고경영자(CEO)가 워싱턴포스트를 소유했다는 점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치적인 눈엣가시(political thorn)'로서 표적이 돼 왔다고 묘사했다.

이런 배경을 뒤로 한 제다이 수주 경쟁은 지난달 25일 사업자로 선정된 MS의 승리로 마무리되는 듯 보였다. 당시 이를 보도한 CNBC는 MS의 애저 클라우드가 AWS의 대항마로 떠올랐음을 잘 보여 주는 사례라 평하고, MS가 향후 몇 년 간 이 분야에서 상당한 연쇄 효과를 누릴 것이라는 관측을 전했다. AWS는 당시 CNBC 측에 "우리는 클라우드 컴퓨팅 분야의 확실한 선두"라며 "국방부의 결론에 놀랐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업계 전문가들은 MS 선정 발표 직후 AWS가 이의를 제기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놨고, AWS는 실제로 그렇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