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의 공동 최고경영자(CEO)인 사프라 카츠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 국방부 클라우드 프로젝트 계약을 요청했다. 경쟁자이자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움을 받는 아마존 대신 오라클을 선택해달라는 것이다.
16일(현지시간) 미국 지디넷에 따르면, 사프라 카츠 오라클 공동CEO는 최근 대통령 조언자, 피터 시엘 등과 함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초청한 비공개 식사자리를 가졌다. 피터 시엘은 실리콘밸리의 저명 투자자로 지난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했다.
사프라 카츠 CEO의 오라클은 미국 국방부의 '조인트엔터프라이즈디펜스인프라스트럭처(JEDI) 프로젝트 계약 수주전에 뛰어들었다. 사프라 카츠는 대통령과 만난 자리서 국방부가 수십억 달러 규모의 다년 프로젝트를 단일 계약으로 진행하려 한다고 밝혔다. 그가 지적한 단일 계약 대상은 아마존웹서비스(AWS)다.
정부 IT 계약을 둘러싼 경쟁과 논쟁은 일반적이다. 그러나 한 기업의 CEO가 계약 주체의 의사결정권자인 대통령에게 직접 어필하는 경우는 일반적이지 않다.
그동안 미국 정부사업은 대통령 관여 없이 별개로 진행됐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은 정부 관련 사업에 영향력을 행사하며 직접 계약서에 서명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례적인 행보가 사프라 카츠의 직접 로비와 맞아떨어진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수시로 공정경쟁을 통한 계약을 지지한다고 밝혀왔다. 하지만 트럼프가 제프 베조스의 아마존을 독점이라며 직접 비난하는 발언을 계속 하고 있다. 다만 미국 국방부 사업에 대한 아마존 관련 발언은 없었다.
사라 허커비 백악관 언론담당비서는 "트럼프는 그 계약을 방해하지 않으며, 대통령은 관련 절차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국방부는 경쟁 입찰을 진행한다"고 덧붙였다.
사프라 카츠는 트럼프 대통령과 깊은 인연을 갖고 있다. 그는 트럼프의 인수위원회에 참여했고, 인수위에서 미국기술위원회에서 일했다.
미국 국방부는 다음달초까지 최종 입찰제안서(RFP)를 발송해 참여자를 접수할 계획이다. 이후 9월말까지 최종 입찰자를 결정한다. JEDI 클라우드는 서비스형 인프라(IaaS)와 서비스형 플랫폼(PaaS)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JEDI RFP 초안은 지원서비스를 포함하고 있다. 10년 계약으로 규모는 수십억 달러로 전망된다. 정확한 계약금액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관련기사
- 트럼프의 아마존 공격, 실제로 제재할까2018.04.17
- 트럼프, 아마존에 반독점 규제 폭탄 던지나2018.04.17
- 8년 자바전쟁…오라클 웃고 구글 울었다2018.04.17
- 오라클 "모든 기업 데이터, 2025년까지 클라우드로 이동"2018.04.17
JEDI 계약이 하나의 기업과 체결될 수 있지만, 국방부의 공식 입장은 단일 계약이라도 하나의 벤더와 체결하는 건 아니라는 것이다.
오라클을 비롯해, AWS와 IBM,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이 JEDI 사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 로비한 기업은 오라클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