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철(12월~3월) 미세먼지 발생을 억제하는 '계절관리제' 도입이 기정사실화됐다. 3개월간 석탄화력발전소 60기 가운데 14기의 가동을 멈추고, 나머지도 출력을 80% 수준으로 제한하는 내용이다.
한 편에서는 겨울철 주요 발전시설의 가동 중단으로 전력공급에 자칫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우려도 제기됐다.
대통령 직속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한 국가기후환경회의(위원장 반기문)'는 27일 4차 본회의를 개최하고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제1차 국민 정책제안'을 의결했다.
본회의에는 반기문 위원장을 비롯해 정부와 정당, 지방자치단체, 산업계, 학계, 종교계, 사회단체 대표와 시민 대표 등 위원 4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의결된 세부 내용은 오는 30일 기자회견을 통해 공식 발표할 계획이라고 기후환경회의는 밝혔다.
다만 앞서 세 차례 회의와 국민정책참여단이 논의한 바에 따르면 이번 1차 국민 제안에는 겨울철 미세먼지 배출량을 20%(약 2만6천톤·t) 줄이는 '계절 관리제'가 포함됐을 것으로 관측된다.
계절 관리제의 핵심은 산업·발전·수송·생활 등 4대 핵심부문에서 미세먼지를 집중 감축하겠다는 것이다. 고농도 미세먼지가 심해질 때 가동했던 '비상저감조치'를 장기간 시행하고, 생계형을 제외한 5등급 노후차량은 전면 운행 제한된다.
또 1천여명의 민관 합동점검단이 국가산업단지 44개소 등 전국 사업장 밀집지역을 순찰하며 오염물질 배출 행위를 감시하게 된다. 전국 630개 대형사업장의 미세먼지 배출량도 실시간으로 공개된다.
계절 관리제의 항목 가운데 가장 논란이 되는 것은 석탄화력발전 감축 방안이다.
12월부터 2월까지 전국 화력발전소 60기 중 미세먼지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14기의 가동을 강제로 중지하고, 고농도 미세먼지가 심한 3월에는 가동 중단 설비를 22기로 확대한다는 내용이다. 이 때 가동 중단 발전소에 포함되지 않는 38개 이상 나머지 발전소는 같은 기간동안 80% 수준으로 발전 출력이 제한된다.
이와 관련해 주무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앞서 참여한 회의에서 겨울철 화력발전소 가동을 대거로 중단하면 전력수급 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봄 고농도의 미세먼지로 노후 화력발전소를 4기 중단한 바 있어 전력 과부하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겨울 이후 미세먼지 발생을 막으려면 가동을 중단해야하는 발전소 개수가 더 늘어날 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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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기후환경회의는 "1차 국민 정책제안은 사회적 재난 수준의 미세먼지 문제에 대한 국민의 지체없는 대책 요구에 부응해 국민 대표성을 지닌 정책참여단이 숙의와 토론을 거쳐 만든 최초의 미세먼지 대책"이라며 "그동안 부처 간 이견과 이해당사자 갈등 등으로 시도하지 못했던 과감하고 혁신적인 조치들을 포함, 실제 현장에서 정책이 제대로 적용될 수 있도록 실천성을 고려해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기후환경회의는 미세먼지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한 제2차 중장기 제안을 내년 상반기에 토론한 후 확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중장기 정책으로는 ▲경유가를 포함한 수송용 에너지 상대가격의 개편 ▲전기요금 합리화와 전력수요 관리 ▲탈석탄 추진에 따른 국가에너지믹스 개선 ▲기후변화와 미세먼지 대응을 위한 국가 싱크탱크 설치 등이 거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