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어지는 대기업 총수, 세대교체 본격화

구광모·조원태·박정원 등 대기업 동일인에 새로 지정

디지털경제입력 :2019/05/15 12:06    수정: 2019/05/15 13:17

구광모 LG 회장, 조원태 한진 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등이 새로운 대기업 동일인(총수)에 지정됐다. 창업주 이후 4세대 동일인이 등장하는 등 대기업 지배구조의 세대교체가 본격화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인 59개 기업집단을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했다고 15일 밝혔다.

공시대상기업집단 수는 전년 60개 대비 1개 감소했고, 소속회사 수는 전년 2천83개 대비 20개 증가했다. 애경(자산총액 5조2천억원), 다우키움(자산총액 5조원) 등을 신규지정했고, 메리츠금융, 한솔, 한진중공업 등을 지정 제외했다. 공시대상기업집단 소속회사로 지정되면 공정거래법에 따른 공시 및 신고의무, 총수일가 사익편취 규제를 적용받는다.

공정위는 공시대상기업집단 동일인에 3개 기업을 변경해 반영했다. LG그룹의 구광모 회장, 한진그룹의 조원태 회장, 두산그룹의 박정원 회장 등이 새로 동일인으로 지정됐다.

■ LG, 한진, 두산 등 차세대 총수 전면에

국내 대기업 지배구조는 지난 1년간 여러 변화를 겪었다. 작년까지 동일인이었던 구본무 LG그룹 회장, 박용곤 두산 명예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별세했다. 이에 대기업 지배구조의 세대교체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구광모 회장과 박정원 회장은 창업주 이후 4세대에 해당하고, 조원태 회장은 3세대에 해당한다. 삼성과 롯데는 작년 이재용 부회장과 신동빈 회장으로 동일인을 변경했다.

구광모 회장은 작년말 회장직으로 선임됐고, 박정원 회장은 2016년 두산그룹 회장직에 선임됐다가 올해부터 동일인에 이름을 올렸다. 한진그룹은 지난달 갑작스럽게 별세한 조양호 회장의 뒤를 이은 조원태 회장을 동일인으로 신청하지 못해, 공정위가 직권으로 결정했다.

구광모 ㈜LG 대표이사 회장.(사진=LG)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은 자리에서 물러났지만 동일인 지위를 유지했다. 두 사람의 기업 지배력이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현대자동차그룹을 이끌고 있는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동일인으로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정몽구 현대차 회장은 건강 악화로 대외 활동을 중단한 상태다.

한솔그룹의 동일인도 기존 이인희에서 조동길로 변경됐지만, 한솔은 올해 지정에서 제외됐다.

공시대상 기업집단 수는 전년보다 1개 감소했다. 총수있는 집단은 전년보다 1개 감소(51개)했고, 총수없는 집단은 변화 없었다(8개).

■ 대기업 순위 큰 변동 없어

2019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현황 중(자료: 공정거래위원회)

대기업 규모 순위에서 상위권에 큰 변화는 없었다. 공정위 기업집단 지정현황에 따르면, 삼성은 자산총액 414조5천억원으로 1위 자리를 유지했다. 현대자동차가 자산총액 223조5천억원으로 2위를 유지했고, SK가 자산총액 218조원으로 3위를 차지하고 있다. LG(자산총액 129조6천억원), 롯데(115조3천억원), 포스코(78조3천억원), 한화(65조6천억원), GS(62조9천억원), 농협(59조2천억원), 현대중공업(54조8천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한진은 자산총액 31조7천억원으로 작년보다 한단계 올라선 13위를 기록했고, 두산은 자산총액 28조5천억원으로 전년보다 두단계 하락한 15위다.

공시대상기업집단의 계열회사 수는 전년 2천83개에서 2천103개로 20개 증가했다. 평균 계열회사 수는 0.9개 증가(34.7개→35.6개)했다.

SK 계열사가 10개 증가했고, 한국타이어가 8개, KT가 7개 증가했다.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의 계열회사 수는 전년 대비 89개 증가해 1천421개로 나타났고, 평균 계열회사 수는 0.2개 증가해 41.8개로 집계됐다.

■ 대기업 자산, 실적 양극화 현상

대기업집단의 재무상태는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지만, 상위 집단으로 자산 쏠림현상 및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부채비율이 67.8%까지 감소하는 등 재무현황은 개선됐지만, 매출액의 증가에도 당기순이익은 감소했다.

자산총액 5조원 이상 기업집단의 자산은 올해 2천39조7천억원을 기록했고, 매출액은 1천422조원, 당기순이익은 92조5천억원(전년대비 -7.7%)을 기록했다.

공시대상기업집단의 자산총액은 전년 대비 73조원 증가했고, 평균 자산총액은 1조8천억원 증가해 34조6천억원으로 나타났다.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의 자산총액은 전년 대비 89조원 증가해 1천846조4천억원으로 나타났고, 평균 자산총액은 6천억원원 감소한 54조3천억원으로 집계됐다.

공시대상기업집단 최근 5년간 매출액 추이(자료: 공정거래위원회)

공시대상기업집단의 총 매출액은 전년 대비 62조5천억원 증가한 1천422조원이었다. 평균 매출액은 1조4천억원 증가한 24조1천억원이었다.

SK(26조1천억원), 삼성(9조6천억원), GS(9조4천억원) 순으로 매출액이 많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의 총 매출액은 전년 대비 78조1천억원 증가한 1천306조원이었다. 평균 매출액은 400억원 증가한 38조41천억원이었다. 공시대상기업집단의 총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7조7천억원 감소한 92조5천억원이었다. 평균 당기순이익은 1천억원 감소한 1조6천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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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5조3천억원), 삼성(4조1천억원), 효성(2조7천억원) 순으로 당기순이익이 많이 증가했다. 현대중공업(-5조4천억원), LG(-3조7천억원), 현대자동차(-3조5천억원) 순으로 당기순이익이 많이 감소했다.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의 총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5조8천억원 감소한 85조7천억원이었고, 평균 당기순이익은 4천억원 감소한 2조5천억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