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연동형이나 단독형 등 모바일 VR 헤드셋이 영상이나 음향, 화질, 지연시간 면에서는 PC 기반 VR을 따라잡을 정도로 발전했다. 그러나 정작 이를 조작하는 컨트롤러는 여전히 초보적인 수준에 머무르고 있어 편의성이 크게 떨어진다.
■ 편의성 면에서 우위 확보한 모바일 VR 헤드셋
최근 공개된 오큘러스고와 레노버 미라지 솔로는 스마트폰이나 PC 없이 VR 콘텐츠를 직접 재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모았다. 디스플레이 연결을 위한 HDMI 케이블과 USB 케이블이 필요 없어 대량 구매가 필요한 교육 현장의 관심이 높다.
두 제품 모두 모바일용 VR 헤드셋에 스마트폰을 결합한 형태로 퀄컴 스냅드래곤 835 프로세서와 QHD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는 점이 유사하다. 화질은 PC 기반 VR 헤드셋보다 다소 떨어질 수 있지만 편의성을 감안하면 이는 큰 문제가 아닐 수 있다.
■ 정확도, 편의성 떨어지는 컨트롤러가 단점
그러나 이들 제품은 VR 조작에 반드시 필요한 컨트롤러의 편의성이나 확장성이 떨어진다는 것이 가장 큰 단점으로 꼽힌다. 미라지 솔로에 포함된 컨트롤러는 2016년 출시된 구글 데이드림뷰와 동일하다. 기본적인 동작 인식은 가능하지만 오직 한 손만 써서 조작할 수 있다.
이에 비해 오큘러스리프트나 HTC 바이브, 삼성전자 HMD 오디세이 등 PC 기반 VR 헤드셋은 대부분 양 손 조작이 가능하며 전면에 내장된 센서를 이용해 공간 인식 기능도 갖추고 있다. VR 공간의 움직임 자유도를 나타내는 DOF(공간자유도)는 6DOF로 손의 움직임을 보다 정밀하게 잡아낸다.
오큘러스가 이달 초 '프로젝트 산타크루즈'라는 이름으로 공개한 차세대 VR 헤드셋은 한 단계 더 나아가 편의성 개선에 중점을 뒀다. 6DOF 지원과 공간 인식 등 장점은 유지하면서 아날로그 스틱과 버튼 대신 터치패드로 조작하는 방식이다.
■ "헤드셋만으로 손 움직임 추적하게 될 것"
모바일 VR 헤드셋용 컨트롤러에 복잡하거나 정밀한 기능이 필요 없다는 견해도 있다.
데이드림 뷰 플랫폼을 만든 구글 VR·AR 담당 클레이 베이버 부사장은 최근 씨넷닷컴과 인터뷰에서 "미라지 솔로는 시각적 경험에 초점을 맞추었으며 소비자와 교육 시장을 중점으로 했다"고 밝혔다. 이들 제품이 설계 등 생산성 위주 용도보다는 콘텐츠 소비에 더 큰 중점을 두었다는 의미다.
여기에 컨트롤러를 간단하게 만들면서 얻을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오큘러스 고는 컨트롤러에서 공간 추적용 센서를 빼고 자유도를 낮춘 대신 가격을 23만 8천원까지 끌어내렸다. 이는 지금까지 출시된 PC용 VR 헤드셋의 25% 수준에 불과한 가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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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컨트롤러 대신 헤드셋을 이용해 정밀도를 끌어올리려는 시도도 있다. 구글은 지난 4월 헤드셋에 내장한 흑백 어안 카메라 2개를 이용해 공간 자유도를 끌어올린 신기술을 담은 논문을 공개하기도 했다.
구글 연구진들은 논문에서 "이 기술을 활용하면 단순한 컨트롤러로도 높은 자유도를 구현할 수 있고 장래에는 컨트롤러 없이도 손의 움직임을 추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