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이 자외선(UV) 발광다이오드(LED) 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한다. '기술 격차 확대'와 '협업'이라는 투트랙(Two-track) 전략으로 생태계를 넓히겠다는 목표다.
LG이노텍은 7일 서울 중구 LG서울역빌딩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UV LED 사업 방향과 시장 확대 의지를 밝혔다.
이날 간담회엔 박종석 사장을 비롯해 송준오 LED사업부장(상무), 안준홍 경영기획담당(상무), 강동현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학 교수 등이 자리했다.
■ '수은·UV 램프' 대체재 UV LED…LG "1등될 것" 자신
UV LED는 파장에 따라 세균과 바이러스를 없애고, 특수 물질과 화학 반응하는 첨단 광원이다. 물·공기·표면 살균, 의료·바이오·경화·노광 장비에 두루 적용할 수 있다. 특히 UV LED는 '미나마타병(수은중독 증후군)'을 일으키는 기존 수은 램프를 대체할 수 있는 차세대 광원 소자로 각광받는다.
LG이노텍의 UV LED는 기존 UV 램프 대비 살균력도 뛰어나다. 강동현 서울대학교 교수가 진행한 실험에 따르면 LG이노텍의 광출력 100밀리와트(mW) 살균용 UV LED는 3.4초만에 살모넬라균을 99.9% 제거한 바 있다.
LG이노텍은 지난 2014년 UV LED를 정수기, 가습기, 공기청정기 등 LG전자 생활가전에 처음 적용했다. 당시 제품의 광출력은 2mW에 불과했지만, LG는 2015년 10mW급, 2016년 70mW급에 이어 지난해엔 100mW급으로 광출력량을 발전시켰다. 이는 현재까지 세계 최고 광출력 기록으로 남았다. LG이노텍은 더 나아가 올해 광출력 150mW급 살균용 UV LED를 개발하고 내년에는 200mW급까지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종석 LG이노텍 사장은 "살균 범위를 더욱 넓혔다"며 "화장품 등 소형 제품 살균을 넘어 공기 살균까지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실 100mW급은 여러 칩을 패키징해서 도달할 수 있는 출력이지만 우리는 칩 하나로 이뤄냈다"며 "이전의 램프로는 해결할 수 없었던 범위까지 살균 가능하다. 곰팡이나 세균, 바이러스가 있는 부분은 어디든 찾아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 사장은 "경쟁사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지만, 사실만 따졌을 때 우리가 시장에서 제일 앞서나가고 있다"며 "남보다 앞서기 위해선 기술 격차를 넓히는 게 중요하다. 이 덕분에 산업·위생용 업체들로부터 문의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 특히 최근엔 중국 정부도 수처리 분야와 관련해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광원은 환경 문제가 되는 '유해균' 살균을 타깃으로 한다. 대장균 등 각종 세균과 바이러스, 곰팡이 등에도 효과적이다. 물론 UV LED의 이같이 한층 강력해진 성능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유산균 등 유익한 균도 해칠 수도 있지 않느냐는 것. 이에 대해 LG이노텍 관계자는 "우리의 목표는 공기 중에 존재하는 유해균이나 환경에 해를 끼치는 세균"이라며 "냉장고 살균 시 내용물이 케이스에 담긴 상태라면 투과되지 않는다. 적용을 어떻게 하느냐에 달린 문제"라고 밝혔다.
■ LG이노텍, UV LED 생태계 기반 조성한다
일단 UV LED 시장 전망은 밝다. 시장조사업체 '욜 디벨롭먼트'에 따르면 글로벌 UV LED 시장은 2016년 1억5천190만 달러에서 2021년 11억1천780만 달러로 7배 이상 커질 전망이다. 또 LG이노텍은 3~4년 후면 UV LED 시장이 1조원 규모로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LG이노텍은 UV LED 기술 격차를 확대하는 동시에, 관련 업체들과의 힘을 합쳐 생태계를 확장해 시장을 주도하겠다고 밝혔다.
우선 이 회사는 파트너사들과의 적극적으로 협업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역량 있는 기업들이 다양한 UV LED 응용 제품을 발굴해 출시하고 가치를 인정받아 지속 성장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LG이노텍은 파트너사를 대상으로 연구개발(R&D)부터 평가·인증, 글로벌 홍보, 역량 강화까지 '사업화 토탈 솔루션'을 지원할 계획이다. UV LED 활용 아이디어가 있지만 기술·인력 등의 부족으로 사업화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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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석 사장은 "UV LED는 신시장이다. 노력을 통해 시장규모는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며 "사업을 변화시키기 위해선 고객이 원하는, 필요로 하는 방식으로 제품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기 위해선 변화가 일어날 수 있는 기반이 조성돼야 하고, 이 역할을 LG이노텍이 맡겠다는 설명이다.
한편 LG이노텍은 이날 서울 강서구 LG사이언스파크에서 UV LED 최신 기술과 제품 개발 동향을 공유하는 'UV LED 포럼'을 개최했다. 포럼엔 가전, 가구, 위생설비, 의료, 제조장비 등 여러 업계 관계자와 대학, 협회 관계자 등 1천여 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