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진 사장 “통돌이는 LG전자의 전유물”

드럼+전자동 합친 '트롬 트윈워시'

홈&모바일입력 :2015/07/22 14:55    수정: 2015/07/22 18:32

정현정 기자

"이제 ‘통돌이=전자동세탁기’ 같은 개념이 됐지만 통까지 같이 도는 진짜 통돌이 세탁기는 LG전자 밖에는 없습니다. 세탁 용량이 점점 커지면서 세탁판만 돌아서는 제대로 된 세탁을 할 수 없게 됐습니다. 1995년부터 LG전자가 통과 판을 함께 돌리기 시작한 이유입니다."

조성진 LG전자 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H&A) 사업본부장 사장은 22일 서울 여의도 트윈타워에서 열린 세탁기 신제품 발표회에서 자사 세탁기의 특장점을 설명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LG전자는 이날 세계 최초로 대용량 드럼세탁기 하단에 서랍식 통돌이 세탁기를 결합한 신개념 세탁기 신제품 ‘트롬 트윈워시’를 선보였다.

트롬 트윈워시는 조성진 사장이 세탁기사업부장을 맡고 있던 8년 전 "드럼세탁기와 전자동세탁기의 장점을 결합한 세탁기를 만들자"며 기획한 제품이다. 출시까지 8년이라는 긴 시간이 걸린 데다 투자비도 기존 제품의 5배 가량에 달하는 약 200억원이 투입됐다.

LG전자가 1995년 만든 통돌이 세탁기를 다시 강조하고 나선 것은 최근 세탁기 경쟁이 드럼세탁기에서 전자동세탁기로 다시 옮겨간 때문이다. 그동안 세탁기 시장에서는 상대적으로 프리미엄 제품군인 드럼세탁기가 대세였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최근 내놓은 애벌빨래가 가능한 개수대를 부착한 전자동 세탁기 '액티브 워시'가 큰 인기를 끌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삼성전자는 13년 만에 전자동세탁기 TV 광고를 선보이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 국내 세탁기 시장점유율을 크게 끌어올렸다. LG전자는 이에 맞서 “세탁기는 원래 다 통 전체가 도는 줄 알았죠”라는 공격적인 내레이션으로 시작하는 TV 광고를 지난 6월부터 방영하며 맞불을 놓고 있다.

조성진 LG전자 H&A 사장(왼쪽 두번째)과 최상규 한국영업본부장 사장이 22일 서울 여의도동 LG트윈타워에서 세계 최초로 드럼세탁기 하단에 통돌이 세탁기를 결합한 ‘트롬 트윈워시’ 세탁기를 소개하고 있다.

세탁물을 정면에서 넣고 빼는 프론트로드(드럼세탁기) 세탁기는 옷감 손상이 덜하고 물을 적게 쓰지만 전기 소모량이 많고 세탁시간이 긴 단점이 있다. 뚜껑을 위로 여는 방식의 탑로드 세탁기(일반형 세탁기)는 세탁 시간이 빠르지만 세탁물 엉킴 문제가 있고 헹굼에 물을 많이 쓰는 단점이 있다. 탑로드 방식은 다시 전기식, 반자동, 전자동 방식으로 나뉘지만 최근에는 전자동 방식만을 쓰기 때문에 탑로드 세탁기는 곧 전자동 세탁기로 불러도 무방하다.

‘통돌이’라는 개념은 LG전자가 1995년 핵심 부품인 다이렉트드라이브(DD) 모터를 세탁기에 적용해 통과 판을 함께 돌리는 방식의 세탁기를 내놓으면서 처음 사용했다. 벨트 모터 방식을 적용하는 일반 전자동 세탁기는 세탁통을 완전히 돌릴 힘이 부족해 세탁판만 돌리는 반면 DD모터는 세탁통과 모터를 직접 연결해 세탁판은 물론 세탁통까지 동시에 돌려 세탁력을 높이고 골고루 빨래가 이뤄지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이를 강조하기 위해 일부 세탁기가 통념과는 다르게 통 전체가 아니라 하단의 세탁판만 돌아가는 구조라는 점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날 간담회에서 최상규 LG전자 한국영업본부장 사장은 "통 전체가 도는 세탁기를 만들면서 이름을 통돌이라고 붙이면서 탑로드 방식의 세탁기가 한국에서는 통돌이로 통하게 됐지만 이 자리를 빌어 엄연히 전자동세탁기는 통돌이와 판돌이 두 가지 방식이 있다고 정의내리고 싶다”면서 “특허나 상표등록이 안되서 아무나 쓰고 있지만 통돌이는 LG전자의 전유물”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행사장 한켠에 블랙라벨 세탁기(왼쪽)과 경쟁사(삼성전자) 제품 비교 코너를 마련해 물살과 소음 등을 비교 시연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신제품 트롬 트윈워시는 여기에 ‘분리세탁’이라는 소비자 요구까지 반영했다. 아기옷과 어른옷, 고급 옷감과 일반 의류, 진한 색상 의류와 흰 옷, 입는 사람별로 세탁을 따로 하려는 트렌드가 점점 부상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불빨래나 커튼 등 대형 세탁물 빨래 요구 때문에 세탁기 용량은 점차 커지고 있지만 분리세탁 필요성은 점차 증가하면서 매번 큰 용량의 세탁기를 돌리는 것이 부담스러워 미니 세탁기를 추가로 구입하는 가구도 늘고 있다.

조 사장은 “중국 소비자들은 아빠가 입는 의류와 딸 옷은 함께 빨래하지 않고 부부 사이에도 세탁물을 섞지 않을 정도로 최근 우리나라 조사에서도 아기옷은 물론이고 딸들이 아빠옷과 함께 세탁하지 않는 다는 응답이 30~40%나 되고 부부 의류를 함께 세탁하지 않는 경우도 10% 정도가 있다”면서 “트롬 트윈워시는 보조 세탁기를 사용할 때 공간 제약 등 불편함을 없애면서 필요에 따라 분리·동시 세탁이 가능하도록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이달 중 트롬 트윈워시를 한국 시장에 먼저 출시하고 10월 경 미국 시장에도 출시할 예정이다. 프리미엄 제품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올해 전체 세탁기 판매량 중 10% 수준의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목표다. 한국을 비롯해 미국, 중미, 중앙아시아 지역을 주요 목표 시장으로 잡고 있다.

트롬 트윈워시의 특장점이라고 할 수 있는 하단 '트롬 미니워시'는 별도로 15kg 이상 드럼세탁기라면 어디에도 추가 구입해 결합할 수 있기 때문에 판매량이 더 많을 것으로 LG전자는 기대하고 있다. 3.5kg 용량의 트롬 미니워시는 기존 보다 부피는 40% 감소시키면서 효율은 6% 높인 슬림인버터 DD모터를 별도로 채택한 제품으로 서랍식 급·배수구조를 적용한 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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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향후 미니워시 만으로도 사용 가능한 제품을 선보여 1인가구를 겨냥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서랍식 통돌이 세탁기인 미니워시는 향후 LG전자의 가전 숙원 사업인 빌트인 분야에 있어서도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싱크대나 오븐, 전자레인지 등과 서랍식 세탁기를 결합하면 범용성을 확대할 수 있다. 또 현재 빌트인에 포함되는 세탁기는 드럼세탁기에 국한돼있지만 전자동 방식을 사용할 수 있어 1인가구나 원룸에서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조성진 사장은 “1969년 국내 최초로 세탁기 출시 이래로 지속해서 인버터 DD모터, 세계최초 스팀세탁기 개발하면서 세게 최고 기술력 바탕으로한 제품 경쟁력으로 글로벌 1위 브랜드 위상을 지켜나가면서 시장 선도하고 있다”면서 “트롬 트윈워시로 세탁기를 다시 발명하며 한단계 진화시키면서 새로운 경험 제공하고자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