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세탁기 사건 내달 3일 첫 공판 개시

첫 공판일 조성진 사장 등 피고인 3명 법정 출석 예정

홈&모바일입력 :2015/06/17 13:55    수정: 2015/06/17 16:03

정현정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 간 긴 공방으로 이어져 온 세탁기 파손 사건이 내달 초부터 본격적인 공판 절차에 돌입한다. 지난해 9월 독일에서 발생한 사건 이후 재물손괴와 업무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조성진 LG전자 H&A 사업본부장 사장도 피고인 신분으로 출석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윤승은 부장판사)은 17일 최종 공판준비기일을 열고 증거검증과 증인심문 등 조사 방법과 일정을 확정했다. 향후 공판은 동영상 검증과 세탁기 실물 검증, 증인심문, 피고인 심문 등의 순서로 진행될 예정이다.

내달 3일 오전 열리는 첫 공판기일에서는 검찰의 공소사실 요지 설명과 변호인단 및 피고인의 의견 진술 등으로 구성되는 모두 절차와 함께 검찰 측에서 제출한 동영상 증거에 대한 검증이 실시된 예정이다. 이날 첫 공판에는 재물손괴와 업무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조성진 사장을 비롯한 피고인 3명이 모두 출석한다. 지금까지 다섯차례 열린 공판준비기일에는 피고인은 출석하지 않았다.

검찰 측 증거로 채택된 동영상은 독일 자툰 슈티글리츠 매장에서 촬영된 CCTV 영상으로 조성진 사장 일행이 삼성전자 세탁기를 파손하는 장면 등이 담겨있다. 이날 준비기일에서 조 사장 측 변호인은 검찰 측이 제출한 동영상 외에 매장 내 다른 각도에서 촬영된 영상과 세탁기 파손 이후 행동이 담긴 동영상도 의견개진 절차의 일환으로 함께 볼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LG전자가 16일 동영상 공유 사이트 유튜브에 공개한 현장 CCTV 영상 중 일부

이어 재판부는 이르면 내달 21일 별도의 기일을 열어 검찰이 압수한 세탁기 7대를 검증할 예정이다. 증거물 중에는 피고인들이 파손한 세탁기 3대 이외에 성명불상자에 의해 파손된 세탁기 4대도 포함된다. 또 검찰과 변호인 측은 비교를 위해 압수된 증거물과 동일한 모델의 정상제품을 현지에서 공수할 예정이다. 증거물 검증은 압수품이 보관돼있는 검찰 청사에서 진행된다.

이날 검증에서는 재판부가 직접 세탁기 문을 여닫아보며 검찰 측 주장대로 조 사장의 행위로 인해 세탁기가 손괴됐는지 조사하게 된다.

검찰 측은 “해당 세탁기는 힌지 부분이 틀어지면서 문이 내려앉아 있어서 들어올리거나 세게 힘을 줘서 닫을 수 밖에 없는 상태”라고 파손의 범위를 정의하고 “파손된 세탁기의 상태는 일반인들이 보더라도 살 수 없는 제품이라고 느낄 수 있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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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재판부는 향후 신문을 진행할 증인도 확정했다. 증인은 검찰 측 11명(내국인 6명·외국인 5명)과 변호인 측 4명 등 총 15명으로 삼성전자와 LG전자 직원과 현지 매장 관계자, 해당 사건을 보도한 기자 등으로 구성됐다. 독일 현지 직원들도 직접 한국에 입국해 재판에 출석할 예정이다. 증인신문 일정은 여름철 법원 휴정 기간 이후인 오는 8월17일 이후부터 8차례에 걸쳐 진행된다.

조 사장은 지난해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박람회 IFA 2014 기간 중 삼성전자 크리스털블루도어 세탁기를 파손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남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