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 서비스 업체 훌루(Hulu)의 수장이 바뀐다. 제이슨 킬라 훌루 최고경영자(CEO)가 사의를 표명하고 나섰다.
美 씨넷은 4일(현지시간) 제이슨 킬라 훌루 CEO가 오는 4월이 되기 전 사임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나섰다고 보도했다. 킬라 CEO 외에도 리치 톰 훌루 최고기술책임자(CTO)도 회사를 떠난다.
킬라 CEO는 훌루의 블로그 게시물에서 “이런 소식을 전하기 힘들지만 1분기 내에 훌루를 떠나기로 했다”며 “현재 이사회와 협력해 CEO직 교체를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훌루는 뉴스코퍼레이션(이하 뉴스코프)와 NBC유니버설, 월트 디즈니 등이 소유한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다. 지난 2008년부터 서비스를 시작하며 승승장구해왔으며 지난해 9월에는 일본 시장에 진출하며 글로벌 공략을 본격화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초부터 매각설이 흘러나오면서 다소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인수전에는 야후, 구글, 애플,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이 참여했으나 같은 해 10월 돌연 매각 중단을 선언했다. 이후에는 넷플릭스와의 경쟁에서 서서히 점유율을 뺏기는 상황이다.
사실 킬라 CEO의 사임설은 2년전부터 불거졌다. 훌루를 소유한 폭스, NBC유니버설, 디즈니 등과 불화가 생기면서부터다. 킬라는 당시 “이들 3사의 웹 전략의 일부에 동의할 수 없다”는 블로그 게시물을 작성해 불화를 인정했다.
그는 블로그 게시물을 통해 “현재 훌루가 직면한 문제점들은 회사 소유자들의 실책”이라며 “회사 소유자들이 오히려 훌루의 라이벌들을 도와주는 꼴”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이들이 훌루를 통해 내보내는 광고 때문에 경쟁사와 같은 가격에 광고가 포함된 영상을 서비스 해야 해 소비자 만족도가 떨어진다”며 “게다가 소유자들의 TV 콘텐츠의 웹서비스 라이선싱 가격이 엄청나게 저렴한 수준”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를 두고 업계 전문가들은 “킬라가 훌루를 떠나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라는 예측을 내놨다. 실제로 킬라는 최근 약 450억원에 달하는 훌루 지분을 팔기도 했다.
당초 킬라는 CEO직을 맡은 이후 지속적으로 훌루의 선전에 기여해왔다. 그가 훌루를 최초의 인터넷 동영상 스트리밍 전문 업체 중 하나로 시장에서 자리매김하는데 혁혁한 공로를 세웠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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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라는 이날 발표에서 회사를 떠나는 구체적인 시점은 밝히지 않았다. 그는 “그동안 용감한 사람들과 함께 스트리밍 서비스는 실패할 것이라는 수많은 반대론자에 맞서 혁신과 비즈니스를 이뤄냈다”며 “5년하고도 6개월가량이 더 지난 지금, 불가능에 가까웠던 일을 해낸 전세계 600개 이상의 용기있는 훌루팀들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우리는 (동영상 스트리밍 시청이라는) 하나의 집단 문화 현상을 만들어낸다는 행운을 함께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