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 공유 서비스 훌루가 예상대로 대담한 행보를 시작했다.
TV프로그램들을 모바일 기기, 비디오 게임 콘솔, 텔레비전, 컴퓨터에서 볼 수 있게 해주는 대신 한달에 9.99달러를 받겠다는 유료화 카드를 뽑아든 것이다. 그동안 외신들이 제기한 훌루의 유료화 가능성이 현실화된 셈이다.
훌루는 PC는 물론 다양한 기기에서 '글리, '더오피스'를 포함한 다양한 TV프로그램들을 원할때 볼 수 있게 해주는 유료 서비스 '훌루 플러스'를 시작한다고 씨넷뉴스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008년 뉴스 코퍼레이션, NBC 유니버셜 등 거대 미디어 기업들이 지분에 참여해 만든 훌루는 그동안 광고를 받는 대신 제한된 범위에서 TV쇼와 영화를 무료로 제공해왔다. 훌루 플러스와 별개로 기존 서비스는 계속 제공된다.
훌루에 따르면 유료 서비스는 기존 사업을 대체하기 보다는 보완하기 위한 것으로 원할때 언제 어디서나 TV프로그램을 보는 편리함을 얻는 대신 돈을 지불하도록 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PC외에 애플 아이폰, 아이패드, 아이팟터치에서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삼성전자TV와 블루레이 플레이어도 지원한다. 조만간 소니 비디오 게임 콘솔 플레이스테션(PS)3에서도 이용이 가능하다. 내년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 X박스360도 지원한다.
훌루는 양질의 콘텐츠를 무료로 제공하면서 구글 유튜브의 강력한 대항마로 급부상했다. 이런 가운데 유료화를 선택한 것은 광고 기반 수익 모델을 확대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먹혀들 경우 업계 전반에 걸쳐 확산될 수도 있다.
문제는 무료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이 과연 유료 인터넷 동영상에 돈을 낼 것이냐는 것이다. 많은 사용자들은 이미 TV, 인터넷 전화, 초고속 인터넷 사용을 위해 월 100달러 가량을 내고 있는데, 인터넷 동영상을 보기 위해 추가로 돈을 내는 것을 반기지 않을 것이란 지적도 있고 편리함을 위해 지갑을 열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훌루의 행보는 미디어 산업 역학 관계에도 변수로 떠올랐다. 훌루에 앞서 넷플릭스는 이미 X박스360을 통해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소니도 플레이스테이션3에서 HBO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같은 상황은 주문형 비디오(VOD) 시장 공략에 적극적인 케이블 및 위성 TV업체들과의 경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에 맞서 컴캐스트와 타임워너는 기존 유료 가입자들에게 주문형 비디오를 무료로 제공하는 'TV에브리웨어' 서비스를 개발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