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소개]책의 미래

일반입력 :2011/09/22 17:25

남혜현 기자

국내 전자책 산업의 발자취를 한 눈에 훑어 볼 수 있는 책이 나왔다. 디지털 출판을 준비하는 미래 작가들에는 친절한 안내서를, 오랜 시간 전자책 산업을 위해 힘써온 사람들엔 미래를 기록하는 역사서를 자처했다.

장기영 한국전자출판협회 사무국장이 쓴 '책의 미래(푸른영토 펴냄)'는 저자가 지난 10년간 경험한 전자출판산업의 역사와 고찰을 담았다.

그가 바라본 국내 전자책 시장은 아직 갈길이 먼 '유망산업'이다. 사람들은 전자책이 애플 아이패드가 불러온 신종 산업인줄 알지만 저자가 설명하는 역사는 생각보다 길다.

국내서만 전자출판 시장이 생긴지 10년이 넘었다. 태블릿이 보급되도 볼만한 콘텐츠가 없다고 불평들 하지만, 이마저도 지난 10년을 별다른 수익없이 업계를 떠나지 않았던 사람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저자는 이 역사를 바탕으로 책의 미래를 내다본다.

작가는 지금이 종이책과 전자책의 패러다임이 변해가는 시기라고 정의한다. 종이책 기반 콘텐츠 창조자와 테크놀로지 혁신자들이 전자책 기반 창조자와 테크놀로지 혁신자로 자리바꿈 해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미디어 환경과 독자들의 독서 스타일이 변하고 있는 것이 근거다. 네이버 회원 수는 3천만 명, 카페나 블로그 1일 방문자 수는 1천 만 명이 훌쩍 넘는다.

이들은 블로그나 카페를 통해 인터넷 소설부터 종이책에서는 접할 수 없는 방대한 정보들을 얻는다. 과거에는 종이책에 의존해서 보던 지식과 정보들이 이제는 인터넷이라는 매체로 대체되고 있는 것이다.

네티즌들의 독서 스타일의 변화에 천착하지 못할 경우 종이책 기반의 출판사의 미래는 암담해질 수밖에 없다고 저자는 경고한다.

그렇다면 전자책은 어떻게 시장의 변화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까. 장기영 국장은 전자책의 미래를 혁신과 협력, 협업, 글로벌에서 찾는다.

그는 콘텐츠 기획이나 생산 능력만 있다면 자본 없이 언제든지 도전해 볼 수 있는 신세계가 바로 전자책이라고 강조한다.

기성 작가와 아마추어 작가가 동등하게 활동할 수 있고, 비용 때문에 출간을 못했던 작품들도 과감히 독자 앞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전자책이 출간을 먼저 하고 독자가 직접 평가하는 시스템이라는 점도 높이 샀다. 다양한 국내 작가와 작품이 왕성하게 생산될 수 있으며, 작가와 독자가 자연 생태계처럼 어울리면서 함께 성장해간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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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시간, 돈이 안되는 줄 알면서도 묵묵히 전자출판을 지켜온 이들과 산업에 대한 애틋한 애정도 녹였다.

저자는 책 발간사에 책을 지독하게 사랑하지만 출판산업 양극화의 벼랑 끝에서 내일을 기약할 수 없는 중소 출판사와 5만여 개의 무실적 출판사, 그리고 종이책 시스템에서 소외되어 왔던 새로운 전자책 세상에서 디지털 셀프 출판의 꿈을 키워가는 저자와 작가들을 전자책으로 인도하는 안내자가 되기 위해 이 책이 세상에 나왔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