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시장은 분명히 있는데 콘텐츠 기획부터 제작, 보급까지 넘어야 할 산이 너무 많다
전자책 시장을 바라보는 출판사들의 입장이다. 스마트폰과 태블릿이 보급되면서 '단말기에서 볼 전자책이 없다'는 소비자들의 요구는 늘어가는데 무턱대고 뛰어들자니 비용이 많이 들고 경험도 부족하다. 보다 저렴하면서 배우기 쉽고, 콘텐츠 유통이 편리한 플랫폼에 출판사들의 관심이 모이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이같은 요구가 '아날로그'로 대표되는 국립중앙도서관을 움직였다. 국립중앙도서관과 한국전자출판협회는 오는 27일부터 29일까지 사흘간 '디지털북 페스티벌'을 국립디지털도서관에서 개최한다.
이 행사는 교보문고, 유페이퍼, 예스24 ,OPMS 등 40개 기업이 참가하고 200여대 모바일 단말기, 1천500여 종 콘텐츠 등이 전시돼 전자책과 관련한 국내 최대 규모로 치뤄진다.
행사는 크게 ▲전자책 체험전 ▲스마트 퍼블리싱 컨퍼런스 ▲콘텐츠 생태계 구축 전략 좌담회 ▲단말기 전시 등으로 구성된다.
가장 주목되는 부문은 전자책 출판 솔루션 전시다. 성도솔루윈, 유페이퍼, 모글루, 엠아이북 등 국산 전자책 플랫폼 업체들이 대거 참여해 쿽, 인디자인 등 외산 솔루션이 점령한 전자책 출판 시장에 도전장을 던진다.
■'쿽 천하' e북 플랫폼 시장, 지각 변동 온다
국산 전자책 개발 플랫폼 업체들이 올해 앞다퉈 관련 솔루션을 선보이는 이유는 지금이 '시장 전환기'라는 판단에서다. 모바일 단말기가 급속히 확산되면서 종이에만 최적화된 기존 출판 솔루션에 한계를 느끼는 출판사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
가장 큰 변화는 절대 강자였던 쿽의 위치 변화다. 국내 출판 솔루션 시장의 80%를 차지하는 쿽 솔루션은 다수가 10년전에 출시된 구형 모델이다. 쿽이 이달초 전자출판에 적합한 새 솔루션 '익스프레스9k'을 내놨지만 시장 반응은 미지근하다. 새 솔루션으로 갈아타는 비용이 고가라 출판사들엔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이 틈을 빠르게 치고 들어온 업체가 어도비다. 어도비는 자사 편집 솔루션 '스위트크리에이티브(CS) 5.5'를 구입한 출판사에 '인디자인'을 무료 제공하고 있다. CS5.5와 호환을 무기로, 빠르게 쿽을 대체하며 성장하는 중이다. 다만 인디자인의 경우 기술지원이나 관리 등 부문이 미흡해 소규모 출판사들이 쉽게 접근하기 어렵다는 평을 받는다.국산 전자책 플랫폼 업체들은 고가인 쿽과, 사후관리가 불충분한 인디자인 사이의 빈 공간을 노린다. 불필요한 기능을 제외해 가격을 낮추고, 가까운 곳에 위치했다는 지리적 잇점을 앞세워 사후관리 서비스를 지원한다.
업체마다 유아용 앱, PDF 변환, e펍 최적화, 멀티미디어 북 등 개성도 살렸다. 국내 업체들에 경쟁자가 어디냐고 물으면 없다고 답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국산 플랫폼 승부수, 어떤 플랫폼 있나?
성도 솔루윈이 선보인 '하모니'는 무료 전자책 출판툴인 '엠북'과 유통 솔루션을 합친 개념이다. 어도비 인디자인과 동일한 태블릿용 멀티미디어 콘텐츠 유통 플랫폼이지만, 콘텐츠 제작에 필요한 '에디터'를 무료로 제공한다는 점이 다르다.
멀티미디어 북을 겨냥한 '엠레이아웃' 편집툴을 이용해, 다양한 인터랙티브 동작 구현을 디자이너가 할 수 있게 했다. 플러그인 방식으로 멀티미디어 오브젝트와 터치 액션을 구현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기존에는 복잡한 멀티미디어 구현 기능은 개발자들에 의해 수행돼 왔는데, 이를 표준화 함으로써 출판 비용을 줄였다는 설명이다.
하모니 플랫폼 서비스를 사용하지 않고 아이튠즈를 통해 아이패드로 다운받은 후 미리 시험해 볼 수 있는 '엠북테스터'도 함께 제공한다. 인쇄로 치면 테스트 버전에 해당하는 것인데, 자신이 만든 아이패드 콘텐츠를 그 자리에서 확인해 볼 수 있게 했다.
에디터는 무료로 제공되지만 서비스 이용은 유료다. 하모니 서비스는 서버 관리 및 트래픽 관리 비용을 기준으로 책정된다. 이 회사에 따르면 하모니 전체 이용 금액은 어도비 스위트와 비교해 3분의 1 수준이다.
e펍 출판과 관련해서는 1세대 전자책 기업인 유페이퍼 솔루션이 눈에 띈다. e펍 기반 전자책 오픈마켓으로, 수수료를 제공하지 않는 웹기반 서비스를 지원한다.
인터넷에서 유페이퍼 회원에 가입한 후, 전자책 제작 프로그램을 다운로드 받아 사용하면 된다. 이후 작업은 프로그램이 안내하는대로 진행하면 되 사용이 간편하다. 전자책 콘텐츠를 구매하기 위해선 모바일 기기에서 인터넷에 접속한 후, 유페이퍼를를 웹 애플리케이션으로 설치하면 된다.
자체 전자책 스토어인 유페이퍼를 통한 유통도 가능하다. 애플 앱스토어를 통해 출판사들이 전자책을 판매할 경우 30%의 수수료를 지급해야 했는데 이를 무료로 지원한다는 것이 강점이다. 스마트폰 단말기별 전자책 뷰어를 개발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없으며 HTML5를 수용하는 기기면 모두 사용이 가능하다는 점도 눈에 띈다.
스마트폰 전용 전자책 개발에는 엠아이북의 솔루션이 주목된다.
엠아이북은 복잡한 편집, 원어민 소리, 동영상, 링크, 북마크 등의 다양한 기능이 들어가야 하는 출판물등 스마트폰의 작은 화면에 맞게 최적화했다. 때문에 지금이 e펍 버전으로는 지원이 어려운 멀티미디어 북 제작에 적합하다는 평이다.
이 솔루션을 통해 개발된 전자책은 엠아이북 스토어에서 판매할 수 있으며, 별도 제작비를 받지 않고 전자책 개발을 지원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45명에 이르는 풀 전문가 팀으로 구성된 제작팀을 갖추고 있어 전자책 제작 기간을 2주로 단축시켰다.
관련기사
- 전자책 대부 마이클 하트 영면하다2011.09.19
- 한컴 오피스-전자책, TV로 확장2011.09.19
- 교보, 전자책 '계백' 1천원 할인 판매2011.09.19
- 어도비 CEO "전자책 시장, 출판사 다음은…"2011.09.19
유아용 인터랙티브 앱 플랫폼에는 국내업체 모글루가 강세다. 모글루는 2011 디지털북 페스티벌에서 인터랙티브 전자책 제작툴인 '모글루 인터랙티브 전자책 빌더'와 전용 스토어 앱 '모글루 북스'를 함께 선보인다.
모글루는 데스크톱PC 기반 제작 프로그램과 이를 통해 개발한 인터랙티브 전자책을 실시간 유통하고 판매할 수 있는 iOS 및 안드로이드 용 스토어 앱을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