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이 출시 30주년을 맞은 햇반을 앞세워 글로벌 즉석밥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국내에서는 잡곡밥과 고단백 제품 등 건강을 강조한 제품군을 확대하고, 해외에서는 한국식 찰진 밥을 현지 식문화에 접목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한다는 전략이다.
회사는 지난 21일 충북 진천 CJ블로썸캠퍼스에서 '햇반 30주년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생산공정과 향후 사업 전략을 공개했다. 이날 현장에서는 햇반의 무균화 기술과 자동화 생산시설을 살펴보고, 국내외 시장 확대를 위한 신제품 개발 및 마케팅 방향을 확인할 수 있었다.
1996년 출시된 햇반은 지난해 브랜드 매출 1조 1800억원을 기록했다. 30년간 누적 매출은 약 10조원으로, 국내 즉석밥 시장에서 약 6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2028년까지 햇반 브랜드 연매출을 1조 5000억원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다.
쌀 보관부터 포장까지 자동화…진천공장서 확인한 햇반의 기술력
이날 방문한 진천 CJ블로썸캠퍼스에서는 햇반이 만들어지는 전 과정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생산시설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위생복을 착용하고 두 차례의 에어샤워를 거쳐야 했다. 공장 내부에서는 쌀을 용기에 담고 살균한 뒤 밥을 짓고 포장하는 과정이 자동화 설비를 통해 진행되고 있었다.
햇반 생산은 쌀의 품질 관리에서 시작된다. CJ제일제당은 쌀을 섭씨 15도의 저온 창고에 보관하고, 공장 내 자체 도정시설에서 당일 도정한 쌀로 밥을 짓는다. 도정한 쌀은 세척과 불림 과정을 거쳐 용기에 담긴 뒤 고온·고압의 증기로 8차례 살균된다.
현장에서 확인한 취반 설비에서는 한 번에 4200개의 햇반이 약 30분 동안 조리된다. 밥이 완성되면 밀봉을 거쳐 용기를 뒤집은 상태로 15분간 뜸을 들인다. 이후 냉각과 중량·금속·엑스레이·외관 검사 등을 거치며, 5일간 품질 검증을 마친 제품만 출하된다. 진천공장의 6개 생산라인에서는 연간 약 2억9000만개의 햇반을 생산하고 있다.
햇반 용기에는 아기 젖병에도 사용되는 폴리프로필렌(PP) 소재가 적용된다. CJ제일제당은 해당 소재가 내열성이 우수하며, 전자레인지 조리 과정에서도 환경호르몬 관련 물질이 용출되지 않도록 안전성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포장재에는 산소 차단층을 적용해 외부 공기 유입과 온도 변화에 따른 품질 저하 가능성을 줄였다.
생산공정 전반은 자동화 설비로 운영된다. 원료 투입부터 완제품 생산까지 기계가 작업을 수행하며, 사람의 손이 직접 닿는 과정은 최소화했다. 작업자들은 주로 설비의 정상 작동 여부를 점검하거나 청소·유지보수 업무를 담당한다.
김동준 CJ제일제당 햇반 생산팀장은 "생산공정에서 사람이 개입하는 과정은 주로 청소와 설비 유지보수"라며 "공장을 증설할 때 그동안 축적한 생산 노하우와 개선하고 싶었던 부분들을 최대한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잡곡밥·고단백 제품으로 국내 공략…미국 시장점유율 확대 추진
CJ제일제당은 앞으로 국내 시장에서 건강과 식단 관리를 중시하는 소비자를 겨냥한 제품 개발에 집중한다. 기존 백미 중심에서 잡곡밥과 고단백 제품 등으로 성장축을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오혜진 CJ제일제당 햇반 수석연구원은 "단백질과 식이섬유를 보강하고 통곡물을 적극 활용하는 한편, 혈당지수(GI)를 고려해 일정한 영양 규격에 들어오도록 설계하는 네 가지 원칙을 수립했다"고 설명했다.
김숙진 CJ제일제당 식품마케팅실장은 "국내 즉석밥 시장은 전체적으로 5% 성장하고 있으며 백미는 3%, 잡곡밥은 13% 성장하고 있다"며 잡곡밥의 성장 가능성을 강조했다. CJ제일제당은 최근 출시한 110g 소용량 햇반에 이어 식물성 단백질을 활용한 고단백 잡곡밥도 준비하고 있다.
김 실장은 "20~30대에게는 조금 더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다양한 제품을 제공하고, 50대 이상에게는 집에서 해 먹었던 잡곡의 구성을 최대한 맞춰 제품군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에서는 미국을 중심으로 시장 확대에 나선다. 햇반의 해외 매출 비중은 2021년 8%에서 지난해 15%로 상승했다. CJ제일제당은 2028년까지 해외 매출 비중을 20~25%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김 실장은 미국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묻는 지디넷코리아의 질문에 "미국 남부 지역에는 쌀 업체들이 상당히 많고, 햇반의 시장점유율이 늘어나면서 이들도 단립종 쌀 제품을 선보이기 시작했다"며 "경쟁사들은 파우치 형태로 냄비 조리를 해야 하지만 햇반은 전자레인지로 조리해 바로 먹을 수 있는 용기형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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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미국 소비자들이 밥맛을 굉장히 잘 알고 있다"며 "국내 무균포장 공정에서 생산된 갓 지은 밥의 맛과 미국 시장에서 판매되는 기존 레토르트 제품의 차이를 명확하게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CJ제일제당은 미국 시장에서 확보한 경험을 바탕으로 향후 유럽 진출도 검토하고 있다. 김 실장은 "유럽도 쌀을 먹는 문화와 가공식품 소비 성향이 있지만 국가별 식문화가 다양하다"며 "미국 시장을 어느 정도 발전시킨 뒤 유럽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