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DC 늘어나는데 전력은 '좁은 문'…수도권 심사 522건 중 10건 승인

파주 200MW 공급 확정…내년 AIDC 특별법 시행에 비수도권 심사 변화 주목

컴퓨팅입력 :2026/09/17 11:27

국내 주요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 프로젝트가 잇따라 추진되고 있지만 전력 공급을 공식적으로 확정한 사업은 일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대규모 전력이 필요한 AIDC 특성상 부지와 투자 계획을 마련하더라도 전력 심사를 넘어 실제 공급까지 확정하는 것이 사업 추진의 핵심 관문으로 떠오르고 있다.

17일 비트플래닛 리서치랩이 발간한 '한국 AI 데이터센터 지도' 보고서에 따르면 파주·울산·해남·구미 등 국내 주요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4곳 가운데 전력 공급이 공식적으로 확정된 곳은 LG유플러스의 파주 AIDC로 조사됐다. 파주 AIDC는 200메가와트(MW) 규모 전력 공급을 확정했으며 준공 전 1동 임대 계약도 완료했다.

데이터센터가 집중된 수도권에선 전력 확보 문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24년 8월부터 올해 3월까지 수도권에서 전력계통영향평가 1차 기술검토를 신청한 데이터센터는 총 522건, 신청 용량은 3만 3592MW에 달했다. 이 가운데 279건이 '공급 불가' 판정을 받았다.

비트플래닛 리서치랩이 발간한 '한국 AI 데이터센터 지도' 보고서 (사진=비트플래닛)

1차 기술검토를 통과한 243건 가운데 본심사에 진입한 사업은 24건이었다. 이 중 최종 공급 가능 승인을 받은 사업은 10건, 1010MW에 그쳤다. 전체 신청 건수의 1.9% 수준이다. 다만 현재 심사가 진행 중인 사업도 포함돼 있어 이를 개별 데이터센터 사업의 최종 승인 확률로 해석할 수는 없다는 설명이다.

반면 비수도권에선 상대적으로 전력 공급 여건이 나았다. 같은 기간 1차 기술검토를 신청한 214건 가운데 187건이 '공급 가능' 통보를 받았다. 올해 3월 말 기준 전국에서 공급 가능 여부가 결정되지 않은 데이터센터 전력 신청 물량은 9583MW에 달했다.

4개 프로젝트 중 전력 확보가 가장 구체화된 곳은 파주 AIDC다. LG유플러스는 파주 AIDC에 필요한 200MW 전력 공급을 확정했으며 지난해 5월 착공했다. 1동은 2027년 6월 준공하고 2028년까지 총 4개 동을 순차적으로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1·2단계 투자 승인액은 총 1조 9645억원이다.

SK그룹과 아마존웹서비스(AWS)가 추진하는 울산 AIDC는 상황이 조금 다르다. 보고서는 현재 건설 중인 초기 시설의 전력은 확보된 것으로 알려졌다고 설명했다. 다만 SK 측이 비밀유지계약(NDA)을 이유로 정확한 확보 용량을 공식 발표하지 않아 파주처럼 공급 규모까지 공식적으로 확인된 상태는 아니다.

울산 AIDC는 2027년 11월 1단계 41MW를 우선 가동하고 2029년 2월 103MW 전체 시설을 가동하는 것이 목표다. 최태원 SK 회장은 지난 11일 약 900MW 규모의 추가 확장 협의가 상당 부분 진전됐다고 밝혔지만 한국전력은 추가 공급을 위한 공식 행정 절차가 접수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확장 협의가 곧 전력 공급 최종 승인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짚었다.

정부가 추진하는 전남 해남 국가AI컴퓨팅센터는 수전 용량 40MW 규모로 추진되고 있다. 사업 주체인 특수목적법인(SPC) 코아크는 한전에 전기사용 신청서를 제출한 상태지만 보고서 작성 시점에는 전력 공급 승인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다. 센터는 지난달 착공식을 열고 2028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삼성SDS가 추진하는 구미 AI 데이터센터 역시 전력 공급 승인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다. 삼성SDS는 구미 1사업장 부지에 60MW 규모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해 2029년 3월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1월 건물과 설비 구축에 4273억원을 투자한다고 공시했지만 이달 15일 기준 실제 착공 여부와 전력계통영향평가 승인 결과는 확인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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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변수는 내년 3월 시행되는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산업 진흥에 관한 특별법(AIDC 특별법)'이다. 특별법은 비수도권 AIDC 신축과 기존 시설 확장, 일반 데이터센터의 AI용 전환 등에 전력계통영향평가를 면제할 수 있는 특례를 담고 있다. 다만 적용 대상이 되는 전력 용량 등 구체적인 기준은 하위법령에서 정해질 예정이다.

보고서는 "AIDC 특별법 시행으로 비수도권 전력계통영향평가 면제 범위가 확대되면 인허가 부담은 줄어들 수 있다"면서도 "인허가 면제가 실제 전력의 안정적 공급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이어 "전력 인프라 확충과 더불어 확실한 임차 수요 및 자금 조달 조건이 동시에 충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