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조원 국가전략기술 투자에도…AIDC 세액공제 심의통과 0건

국가전략기술 투자 전년比 25.7% 증가…임대형 AIDC는 세액공제 제외 가능성

방송/통신입력 :2026/09/11 09:33    수정: 2026/09/11 09:36

지난해 기업들이 신고한 국가전략기술 투자액이 45조 9000억원을 넘어 전년보다 25% 이상 늘었다.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등 전략산업에 대한 세제 혜택이 확대되면서 기업 투자도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AI 데이터센터(AIDC) 시설투자 가운데 국가전략기술 관련 세액공제를 위한 기술심의를 통과한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었다. 임대형으로 운영되는 AIDC의 사업 특성을 현행 세제가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면서 정부가 추진하는 대규모 AI 인프라 투자에도 세제지원의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11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세청 등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5년도 신고 기준 기업들의 국가전략기술 관련 투자액은 총 45조 9057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 가운데 시설 등 투자액이 32조 2808억원, 연구개발(R&D) 투자액이 13조 6249억원이었다. 전체 투자 규모는 전년도 36조 5332억원보다 25.7% 증가했다. 시설 등 투자는 전년 대비 17%, R&D 투자는 52% 늘어 연구개발 분야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지난해부터 국가전략기술에 대한 세제 혜택이 확대된 점이 기업 투자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2025년 K칩스법을 통해 반도체 투자 세액공제율이 5%포인트 확대됐고 AI도 국가전략기술에 포함됐다.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에 따라 2025년 1월 투자분부터 반도체 분야의 세액공제가 확대됐으며 AI 사업화시설인 데이터센터에 대한 세액공제도 새로 도입됐다.

국가전략기술 연구인력개발비의 세액공제율은 중소기업 40%, 중견·대기업 30%다. 사업화시설 투자에는 중소기업 25%, 중견·대기업 15%의 세액공제율이 적용된다. 반도체 사업화시설은 공제율이 5%포인트 높아져 중소기업 30%, 중견·대기업 20%다.

AIDC 시설투자 가운데 국가전략기술 관련 세액공제를 위한 기술심의를 통과한 사례는 단 한 건도 없다. 사진_클립아트코리아

AI 데이터센터 심의 신청 고작 1건…통과 사례는 없어

문제는 AI 데이터센터다. 제도상 세액공제 대상에 포함됐지만 실제 기업의 활용 실적은 사실상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황 의원실이 한국산업기술진흥원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국가전략기술 관련 세액공제 절차 가운데 연구개발세액공제기술심의를 통과한 AI 분야 시설투자는 현재까지 0건이다.

기업이 AI 시설투자를 대상으로 심의를 신청한 사례부터 1건에 그쳤다. 해당 투자 규모는 2738억원으로, 이마저 아직 심의 절차가 끝나지 않았다. AI 데이터센터에 세제 혜택을 주는 제도는 마련됐지만 기업이 실제로 이를 활용하는 단계까지 이어지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기술심의가 완료되기 전에도 기업이 세액공제를 신청할 수 있기 때문에 실제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세제 혜택을 받은 사례가 존재할 가능성은 있다. 다만 국세청이 AI 데이터센터만 별도로 분류한 세액공제 통계를 관리하지 않아 정확한 지원 실적을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산업계에서는 불명확한 AIDC 세액공제 기준을 낮은 신청 실적의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로 꼽는다.

현재 조세특례제한법의 통합투자세액공제 대상에서는 임대용 자산이 제외된다. 문제는 상당수 AIDC가 사업자가 구축한 데이터센터 공간과 설비를 고객에게 제공하는 코로케이션, 즉 임대형 방식으로 운영된다는 점이다. 사업자가 막대한 자금을 들여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더라도 사업 구조에 따라 세액공제를 받지 못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18GW 구축에 1000조원 이상…세제 불확실성 해소 요구

향후 AI 데이터센터 투자 규모가 급격히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현행 제도를 손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산업계에서는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데 1GW당 약 70조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정부가 추진하는 3대 메가프로젝트를 통해 18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려면 단순 계산으로 1000조원이 넘는 투자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그러나 현행 규정이 그대로 유지될 경우 천문학적인 규모의 투자가 이뤄지더라도 사업 방식에 따라 세제 혜택을 받지 못하는 기업이 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AI 인프라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세액공제 제도를 마련하고도 정작 대규모 민간투자를 끌어내는 유인책으로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황정아 의원은 AI 시대의 데이터센터는 과거 단순한 서버 보관 공간을 넘어 새로운 산업·경제적 가치를 만들어내는 전략자산인 AI 팩토리로 변화하고 있다며 국가전략자산과 3대 메가프로젝트 투자를 촉진하려면 AI 팩토리에 대한 세제지원의 불확실성을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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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국내 기업이 AI 인프라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역량을 갖춘 만큼 기업 투자를 제약하는 규제를 풀어 대규모 투자가 이어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황 의원은 앞서 지난 8월 AI 데이터센터를 단순 임대업으로 보는 현행 규정을 개정하고 지능 토큰 생산에 생산세액공제를 도입하는 내용의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