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내 높은 기대 때문에 아이를 낮춰보진 않았나요?"

정승익 강사 토도부모클래스서 "선행보다 중요한 건 공부 습관" 강조

유통/생활/문화입력 :2026/10/29 16:41    수정: 2026/10/29 16:53

"세상이 아무리 날아가도(다른 아이들이 아무리 앞서가더라도) 내 아이의 수준이 제일 중요한 겁니다."

영어 교육 전문가 정승익 강사가 선행학습에 매달리는 부모들에게 강조한 메시지다. 인공지능(AI) 시대에는 정해진 답만 잘 찾는 아이보다 스스로 판단하고 선택하는 아이가 경쟁력을 갖는 만큼, 남들보다 진도를 앞서 나가는 것보다 자기주도 학습 능력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특히 부모의 높은 기대 때문에 아이를 비교하거나 다그치기보다, 공부에 흥미를 느끼고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 강사는 29일 에듀테크 기업 에누마가 개최한 세 번째 '토도부모클래스'에서 "초등학교에서 가장 많이 하는 실수는 진도를 빼느라 습관을 망치는 것"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날 행사는 최희 아나운서의 진행으로 열렸으며,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됐다.

정 강사는 17년간 교직에 몸담았으며 EBSi와 강남구청 인터넷 수능방송 등에서 영어를 가르쳐 왔다. 이날 '시작부터 다른 우리 아이 영어 공부법'을 주제로 미취학 아동부터 고등학생까지 이어지는 영어 학습 전략과 부모의 역할을 소개했다.

토도부모클래스 3회를 진행하는 최희 아나운서와 정승익 강사(사진=지디넷코리아)

진도 빼느라 습관 망치지 말아야…영어교육 핵심은 자율성

정 강사는 부모들이 자녀의 학습 진도와 성적에 지나치게 집중하면서 정작 중요한 공부 습관을 놓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목표는 스스로 하는 아이여야만 한다"며 "어떻게 해야 아이가 공부를 잘할까가 아니라 어떻게 해야 스스로 공부할까를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초등학교 시기에 무리한 선행학습을 진행하는 것을 경계했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는 학습 내용이 상대적으로 쉬워 빠르게 진도를 나갈 수 있지만, 이 과정에서 공부에 대한 흥미와 습관을 잃으면 중·고등학교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것이다.

토도부모클래스 3회 내용 캡쳐

정 강사는 "초등학교 시기는 공부에 적합한 환경을 만들고 좋은 습관을 형성해야 하는 골든타임"이라며 "이를 위해 자율성, 유능감, 관계가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아이가 직접 학습 활동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자신의 수준에 맞는 과제를 해결하면서 성취감을 느끼게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부모 역시 아이가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게 적절한 선택지를 제공하고, 아이의 실수를 지적하거나 다른 아이와 비교하기보다 따뜻한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영어교육을 시작하는 시기에 대해서는 조기 노출 자체가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라고 봤다.

정 강사는 "3~4살부터 영어로 된 것을 듣고 접하는 것은 아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항상 아이가 지금 재미있어하고 있는지, 즐거워하고 있는지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영어 원서를 선택할 때도 난이도나 학습 진도보다 아이의 흥미를 우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림책을 좋아하는 아이에게는 그림책을, 소리와 노래에 반응하는 아이에게는 영어 노래 등을 활용하는 방식이다.

그는 칼데콧상 수상 그림책 등을 활용할 것을 추천하며, 아이가 좋아하는 주제의 책을 통해 자연스럽게 영어를 접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초등학교 입학 이후에는 학습 환경과 습관을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스마트폰을 멀리하고, 거실에 책상과 책을 배치해 가족이 함께 독서하고 공부하는 환경을 조성하는 방법을 제안했다. 

정 강사는 "습관은 환경이 중요하다"며 "우리 집이 자연스럽게 숙제하고 책을 재미있게 보는 곳이라면 아이도 학습을 일상적인 활동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고학년부터는 영어 듣기와 읽기의 기초를 탄탄하게 다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초등학교 졸업 무렵에는 영어 문장을 비교적 정확하게 읽고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 중학교에서는 학교 교과서를 중심으로 학습하면서 성취 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초등학교에서는 진도보다 지속 가능성이 중요하다"면서 "패드 학습이든 원서든 학습지든 아이가 거부하지 않고 꾸준히 할 수 있는 방식을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도부모클래스 3회

AI 시대 미래 예측보다 독립성 중요…부모 불안도 경계

정 강사는 AI 기술 발전으로 미래 사회의 변화 속도가 빨라지는 만큼, 부모가 자녀의 학습 방향을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에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내년도 모르고 10년 후는 전혀 모른다"며 "마치 미래를 아는 것처럼 아이의 하루를 모두 계획해 주는 것은 오만한 생각일 수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아이에게 좋은 습관과 독립성을 길러주면 스스로 자신에게 맞는 길을 찾아갈 수 있다"면서 "아이의 관심사를 발견하고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토도부모클래스 3회 내용 캡쳐

이를 위해 독서와 다양한 경험, 가족 간 대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특정 과목뿐 아니라 곤충이나 기차, 우주 등 아이가 관심을 보이는 분야를 충분히 탐색하도록 돕는 것이 장기적으로 학습 동기를 만드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부모의 불안감도 경계해야 할 요소로 꼽았다. 다른 아이와 학습 진도를 비교하거나 당장의 성적에 집착하면 아이가 공부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을 갖게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정 강사는 "불안한 부모가 아이에게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교육 정보를 얻는 목적도 결국 불안을 줄이고 아이에게 맞는 방식을 찾기 위한 것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아이마다 좋아하는 것과 배우는 속도가 모두 다르다"며 "부모가 자신의 방식대로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을 소중하게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이날 행사 진행을 맡은 최희 아나운서는 "강연을 통해 저 역시 많이 배웠다"며 "평소 전문가에게 직접 질문하고 답변을 들을 기회가 많지 않은데, 유튜브 라이브 참석자들이 적극적으로 질문하고 소통할 수 있어 뜻깊은 시간이었다"고 언급했다.

현장에서 강의를 들은 9세 자녀를 둔 학부모는 "선생님 강의를 들으면서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 지 생각해보고, 집 환경도 돌아보는 시간이 됐다"고 말했다. 

에누마는 기초학습 콘텐츠 '토도 시리즈'와 학습패드 '토도원' 등을 운영하는 에듀테크 기업이다. 2019년 글로벌 러닝 엑스프라이즈에서 공동 우승했으며, 토도 시리즈는 전 세계 20개국에서 누적 150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회사는 지난 8월부터 자녀의 첫 공부를 준비하는 부모를 대상으로 교육 정보를 제공하는 '토도부모클래스'를 운영하고 있다. 첫 강연에서는 유아교육전문가 박밝음 선생님과 한글과 수학 공부의 시작 시기를, 두 번째 강연에서는 가정에서 기르는 문해력을 다뤘다. 십여 년의 유치원 교사로 현장에서 접한 다양한 사례를 바탕으로, 아이들의 독서법과 문해력에 대한 인식부터 달라져야 한다는 메시지가 공감대를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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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인 에누마 대표는 “아이마다 배우는 속도와 방식이 모두 달라 교육에는 정해진 정답이 없고, 특히 AI와 함께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변하는 사회 속에서 미래를 위한 교육에 대한 부모님들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며 “그럼에도 아이들이 다양한 시도와 실패를 거듭하는 과정을 통해 스스로 배우며 공부의 즐거움을 느끼는 것처럼, 시대가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교육의 본질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 한 명 한 명의 이름을 세어부른다’는 영단어 enumerate에서 착안한 기업명처럼, 토도부모클래스를 통해 가정마다 각자의 상황과 아이들의 학습 상태에 맞춰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교육 팁을 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