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카타르월드컵 최고의 이변으로 꼽히는 '루사일의 기적'을 연출한 사우디아라비아의 가공할 조직력이 리오넬 메시(파리생제르맹)의 아르헨티나를 삼켰다.
사우디아라비아는 22일 카타르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조별리그 C조 1차전에서 아르헨티나에 2-1 역전승을 거뒀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1위 사우디가 3위를 잡는 이변을 연출한 순간이다.
24%의 점유율로 수비에 무게를 둔 사우디는 단 3개의 슈팅을 시도해 2골을 뽑아내는 극강의 효율을 자랑했다.
사우디는 메시에게 페널티킥 선제골을 내주며 끌려갔으나, 사실 실점 전까지도 그들의 조직적인 수비망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특히나 선제골을 내준 뒤 흔들릴 수 있는 상황에서도 오프사이드 트랩을 적절히 활용해 메시의 공간 침투를 무력화했다. 이는 아르헨티나가 무려 10개의 오프사이드를 기록한 배경이기도 하다.
심지어 오프사이드 판독 영상을 확인하면 아르헨티나가 기록한 오프사이드 대부분이 간발의 차이로 결정됐다.
FIFA가 이번 대회 처음 선보인 신기술 덕을 제대로 본 사우디다.
후반 3분과 8분 사이 두 골을 몰아넣는 집중력도 돋보였다. 보통 경기 시작 전과 끝나 전이 선수들의 집중력이 가장 떨어지는 시간대다.
사우디는 아르헨티나가 전열을 채 갖추기 전에 폭풍 같은 공격으로 순식간에 두 골을 넣었다.
사우디의 이 같은 전략이 성공할 수 있었던 또 다른 배경에는 자국 리그 최강팀 알힐랄 소속 선수 위주로 팀을 꾸린 숨은 전략이 있다.
아르헨티나전에 선발로 나선 11명 중 공격수 부라이칸(알파테흐), 수비수 하산 탐박티(알샤바브)를 제외하고 무려 9명이 알힐랄 소속이다.
국가대표팀의 경우 각기 다른 소속팀 선수들이 짧은 시간 모여 대회를 준비하는 만큼, 조직력을 맞출 시간이 프로 팀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일부 국가에선 소속팀이 같은 수비수들을 그대로 활용하기도 한다. 사우디는 수비진을 넘어 골키퍼부터 공격수까지 알힐랄 선수들을 대표팀에 이식해 조직력을 극대화했다.
이는 사우디가 메시를 상대로 마치 기계 같은 오프사이드 트랩을 구할 수 있었던 이유다.
프랑스 출신의 에르베 르나르 감독은 해외파가 적은 사우디의 단점을 역으로 활용해 조직력을 극대화했고, 결과적으로 월드컵이란 큰 무대에서 이변을 연출했다.
알힐랄은 한국 대표 출신 수비수 장현수의 소속팀으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 통산 4차례 우승한 아시아 최강 클럽이다.
르나르 감독은 경기 후 "사우디 축구의 새 역사가 만들어졌다"며 "축구에선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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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전반에는 상대를 충분히 압박하지 못했다. 추가 실점했다면 경기는 끝났을 것"이라며 "아직 두 경기가 남았다. 우리는 앞을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