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달러까지 주저 앉은 정제마진"…정유사 하반기 실적 '먹구름'

9월 셋째주 싱가포르 정제마진 0달러까지 주저 앉아…원유 매입에 통용되는 달러화 강세도 정유사들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

디지털경제입력 :2022/10/06 17:30

정제마진 약세와 미국 기준금리 상승으로 정유사들의 하반기 실적에 먹구름이 끼었다. 글로벌 경기 위축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면서 하반기 실적은 상반기와 판이하게 달라질 공산이 커졌다.

6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9월 셋째 주 기준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배럴당 0달러를 기록했다. 0달러 정제마진은 지난 2020년 9월 둘째 주(-0.1달러) 이후 최저치다. 통상적으로 정제마진이 4~5달러가 손익을 넘는다고 평가한다. 

정제마진은 정유사들의 수익 지표로 활용된다. 정제마진이 오르면 정유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재고평가손익이 상승해 큰 마진을 거두게 된다. 반대로 정제마진이 하락하면 재고평가손실이 발생한다. 지난 상반기 국내 정유 4사들은 역대급 실적을 보였는데 러우 사태에 따른 국제 유가 상승으로 정제마진이 고공행진을 보여서다.

설상가상 주요 원유 수출국은 원유 감산을 결정했다. 5일 사우디아라비아 등 석유수출국기구(OPEC) 13개 회원국과 23개 산유국 협의체 OPEC+(플러스)가 하루 200만 배럴 감산에 합의했다. OPEC+와 OPEC은 하락세를 보이는 유가를 막기 위해 추가 감산을 시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골드스미스=AP/뉴시스] 미 텍사스주 골드스미스 인근 유정의 원유시추기

달러화 강세도 정유사들의 골칫거리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지난달 기준금리를 3.25%까지 올리면서 달러화 강세가 지속하고 있다. 정유는 원유 매입에 통용되는 달러 환율이 상승하면 그만큼 부담도 커진다는 뜻이다. 더군나 일각에서는 연준은 4.5%대까지 금리를 올릴 수도 있다는 소식이 나오면서 정유사들의 실적 압박도 거세진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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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정유사들이 하반기 부진한 실적을 기록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제 유가가 소폭 상승하기도 하지만 이미 하락세 추세다보니 상반기에 비해 하반기는 아쉬운 실적이 나올 가능성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정제마진은 일시적 하락이라고 분석하는 의견도 나온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정제마진 턴어라운드는 근본적으로 오랜 기간 누적돼 온 탈탄소 기조와 구조조정에 따른 결과라고 분석했다. 또 최근 조정은 향후 수요 파괴에 대한 불안감을 과도하게 반영하고 있어 정제마진은 4분기에는 반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