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정제마진 동반 하락"…하반기 정유사 '먹구름' 전망

정유사 실적 견인한 초고유가 상황 종식…정유사 이익지표인 정제마진 역시 수익분기점에 근접

올해 상반기 실적 호조를 보인 국내 정유 4사가 하반기에는 침체기를 겪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연일 치솟던 국제유가가 안정세를 보이는 데다 이익 지표가 되는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도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0일 GS칼텍스를 마지막으로 정유사들이 상반기 실적 발표를 모두 마감했다. 에쓰오일, SK이노베이션, 현대오일뱅크, GS칼텍스 등 정유 4사의 상반기 영업이익 합은 사상 처음으로 12조원을 넘어섰다. 애초 상반기 10조원대 실적을 전망했지만 예상치를 훌쩍 뛰어 넘었다. 

국제유가는 한 때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며 정유사들의 재고평가손익을 큰 폭으로 상승시켰다. 정제마진도 초강세를 보이며 지난 6월 넷째주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배럴당 29.5달러까지 치솟았다.

에쓰오일 잔사유 고도화시설(RUC). 사진=에쓰오일

그러나 최근 국제유가가 최근 다시 안정세에 접어들면서 정유사들의 호실적도 끝이 보인다는 분석이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지난 4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9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88.50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WTI 종가가 90달러 아래로 내려간 것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전인 지난 2월10일 이후 처음이다. 이날 런던 국제선물거래소(ICE)에서 북해산 브렌트유 10월 인도분도 장중 한때 93.20달러까지 내려가며 2월21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7월 넷째주 배럴당 4달러 선까지 떨어졌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8월 첫째주 기준)은 배럴당 6.6달러다. 지난 6월 넷째주와 비교하면 약 80% 급감한 수치다. 통상 정제마진의 수익분기점(BEP)은 5달러다. 정제마진이 지속하락하면 정유사들의 매출 역시 급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역시 심화되고 있어 하반기 석유 수요는 큰 폭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실제 국제에너지기구(IEA)와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올해 석유 수요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이에 따라 8,90달러 선을 오르내리고 있는 국제유가의 하락폭이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