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가 쏘아올린 삼성전자·LG디스플레이 협력설

[2021 결산: 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WOLED vs 삼성디스플레이 QD-OLED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21/12/15 18:41    수정: 2021/12/16 09:23

세계 TV 시장을 이끄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뒤에는 디스플레이 패널을 공급하는 계열사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있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양자점발광다이오드(QLED) TV, LG전자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를 최상위 제품으로 내놨다.

이제 OLED TV 주도권 다툼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양자점(퀀텀닷·QD) OLED를 양산하기 시작했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곧 QD-OLED TV를 공개할 것으로 봤다.

삼성전자 모델이 경기 수원시 삼성전자 수원 =디지털시티에서 'Neo QLED TV' 제품으로 8K 영화 '투 옐로우 라인'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디스플레이업계 한 관계자는 15일 지디넷코리아와의 통화에서 “삼성전자가 내년에 OLED TV를 처음 출시할 가능성이 있다”며 “OLED TV 시장이 빠르게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삼성전자가 내년부터 OLED TV 시장을 공략할 것 같다”고 예상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달 충남 아산캠퍼스에서 QD-OLED 양산을 시작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19년 아산사업장에서 “QD-OLED 생산 시설을 짓고 연구개발(R&D)하는 데 2025년까지 13조1천억원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지 2년 만이다.

QD-OLED는 나노 크기 반도체 결정물질 퀀텀닷의 전기적 특성을 이용해 스스로 빛을 내는 디스플레이다. 빛의 3원색인 적·녹·청 가운데 청색을 자체 발광하는 OLED로 구성해 광원으로 쓰고, 그 위에 적색과 녹색의 퀀텀닷 필터를 구현한다. 청색을 광원으로 쓰는 게 LG디스플레이의 흰색OLED(White-OLED)와 다르다. 시판 중인 OLED TV에는 대부분 WOLED가 들어갔다.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19년 10월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사업장에서 열린 삼성디스플레이 신규 투자 및 상생협력 협약식에서 상생협력 서명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청와대,뉴스1)

삼성전자와 LG전자는 TV 시장에서 기 싸움을 벌여왔다.

한종희 삼성전자 완제품(DX·디바이스경험) 부문 부회장은 지난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CES)에서 “삼성전자는 OLED를 영원히 안 한다”고 못 박았다. 지난 4월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월드IT쇼에서도 “LG디스플레이의 OLED 패널 도입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LG전자는 삼성전자가 QLED를 OLED인 것처럼 속였다고 비판했다. QLED TV는 백라이트(TV 뒷면 광판)를 쓰는 액정표시장치(LCD) TV인데도 스스로 빛을 내는 기술을 적용한 것인 마냥 허위·과장 광고했다며 삼성전자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이후 삼성전자가 홈페이지·유튜브 등에서 QLED TV는 LCD TV에 퀀텀닷 필름을 넣은 제품이라고 인정했다며 신고를 취하했다.

삼성전자가 단언한 바와 달리 삼성전자가 LG디스플레이 패널을 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디스플레이가 QD-OLED 디스플레이 패널을 양산하기 시작했지만 초기 생산량과 수율이 떨어져서라는 이유다.

정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QD-OLED 패널을 공급받고 LG디스플레이에서도 WOLED(White-OLED) 패널을 받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디스플레이업계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는 원래 OLED를 잘 하는 업체”라며 “삼성전자가 안정적으로 디스플레이 패널을 공급 받으려면 LG디스플레이한테서 받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각각 “소문을 확인할 수 없다”고 했다.

올해의 디스플레이 상을 받은 LG디스플레이 '65인치 롤러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사진=LG디스플레이)

한편,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의 OLED 협력설이 나오는 까닭으로 LCD 시장이 그만큼 작아졌기 때문이라는 의견도 있다.

정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가 시장 지배력 있는 고객사에 납품하면 LCD 업황에 흔들리지 않고 실적을 지킬 수 있다“며 “삼성전자는 OLED TV로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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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LCD 패널 수출액은 지난 6월부터 5개월 연속 내리막을 탔다. 지난 10월 수출액은 5억1천만 달러로 1년 전보다 3.6% 줄었다.

LCD 패널 단가도 내림세다. 영국 시장조사업체 옴디아가 집계한 결과 55인치 LCD TV 패널 평균 판매 가격은 지난 7월 228달러로 정점을 찍고 이달 124달러로 고꾸라졌다. 50인치 LCD TV 패널 평균 판매 가격 역시 7월 205달러까지 올랐다가 이달 104달러로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