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4000억' 즉시연금 소송 항소

'연금 지급 전 공제' 설명 시비

삼성생명이 가입자 5만명의 보험금 4천억원이 걸린 즉시연금 소송 1심 판결에 대해 항소했다.

11일 생명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지난 10일 즉시연금 미지급연금액 청구소송 1심 판결에 불복해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항소장을 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판결문을 검토한 결과 법원 판단을 다시 받아보기 위해 항소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삼성생명

지난달 21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5부(이관용 부장판사)는 즉시연금 가입자 57명이 삼성생명을 상대로 낸 보험금 청구소송에서 원고 전부 승소 판결했다. 1심 재판부는 "원고들에게 일부 금액을 떼어놓는다는 점을 특정해야 보험사가 설명·명시 의무를 다했다고 볼 수 있다"며 "그런 내용이 약관에도 없고 상품 판매 과정에도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즉시연금이란 가입자가 목돈을 맡기고 한 달 뒤부터 연금 형식으로 매달 보험금을 받는 상품이다. 

삼성생명은 상속만기형 즉시연금 가입자의 만기 환급금을 준비하기 위해 납입보험료에서 사업비를 뺀 순보험료에 공시이율을 적용한 금액을 모두 연금으로 준 게 아니라 만기환급금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일부를 공제한 뒤 연금을 지급했다. 이에 가입자들은 약관에 공제 내용이 쓰이지 않았고 보험사로부터 이런 내용을 듣지도 못했다며 2017년 금융당국에 민원을 내고 이듬해 10월 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소송을 낸 가입자는 57명, 보험금은 총 5억9천만원이다. 이를 포함해 삼성생명과 고객이 벌이는 즉시연금 미지급 분쟁 규모는 5만명, 4천억원이다.

금융감독원이 2018년 조사한 보험업계의 즉시연금 미지급 분쟁 규모는 16만명, 8천억∼1조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