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손해보험, 장기 보험 시장점유율 확대 주력

올 1분기 역대 최대 신규 매출 기록

금융입력 :2021/05/04 15:21

올 1월 취임한 KB손해보험 김기환 사장이 장기 보장성 보험을 위주로 시장점유율 확대에 나섰다.

이는 한 자릿 수였던 시장점유율을 두 자릿 수로 끌어올린 메리츠화재의 전략과도 맞닿는다. 메리츠화재는 매년 갱신되고 손해율이 높은 자동차 보험보다 3~5년 동안 매달 보험료가 납입되는 장기 보험 판매에 주력했다.

다만 장기 보험에 집중하는 전략은 추후 사업비 증가와 동시에 보험사의 주요 건전성 지표인 지급 여력 비율(RBC)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자본 여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4일 KB손해보험은 올해 1분기 장기 보장성 신규 매출 약 279억원, 3월 한 달에만 116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1분기 200억여원의 장기 보장성 신규 매출을 기록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전년 동기 대비 28.3%(79억원)이 늘어난 수치다.

김기환 KB손해보험 대표(사진=KB손해보험)

KB손해보험 측은 "KB금융그룹 편입 시점인 2015년 6월 이후 분기나 당월 기준으로 장기 보장성 신규 매출이 최대 실적"이라며 "장기 보장성 신규 매출 점유율은 2019년 11.5%에서 2021년 1분기 13.7%로 2.2%p 증가했다"고 부연했다.

메리츠화재 김용범 대표도 장기 인(人) 보험 판매에 집중하면서 2015년 7%였던 시장점유율을 2020년 10.6%로 확대했다. 김기환 KB손해보험 대표 취임 후 첫 성적표였던 2021년 1분기 KB손해보험의 당기순익(688억원)이 전년 동기(772억원) 대비 109% 하락했다는 점에서 김 대표는 확실한 성과를 낼 수 있는 장기 보험에 주목했을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감독원 고위 관계자는 "최근 손해보험업계가 돈이 안되는 자동차 보험과 저금리에 따라 부채 부담이 생기는 저축성 보험보단 장기 보험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지만 장기 보험은 사업비에 대한 부담이 큰 상품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흔히 장기라고 하면 5년 정도인데, 장기 보장성 보험이라고 하면 자동차 보험 대비 사업비가 높은 것은 사실"이라며 "사업비 추가 상각 외에도 사업비에 따른 부채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지급 여력 비율을 맞추기 위한 증자 등이 병행돼야 하는 특징이 있다"고 언급했다.

즉, 새로운 계약을 성사시키기 위해선 사업비가 들어가는데 장기 보장성 보험에 드는 비용이 자동차 보험보다 크다. 또, 일정 금액 이상의 사업비를 쓸 경우 이듬해에 추가적으로 지출한 사업비를 상각해야하기 때문에 파이를 크게 늘린 다음 해에는 이를 감안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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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장기 보장성 보험서 가속폐달을 밟기 시작한 KB손해보험의 사업비는 증가세다. 손해보험협회 공시에 따르면 2020년 1분기 4천934억4천800만원이었던 순사업비는 2분기(4천903억7천200만원), 3분기(5천73억1천만원), 4분기(5천533억4천100만원)으로 순차적으로 증가했다.

KB손해보험 관계자는 "장기 보장성 보험을 확대하려는 것은 맞다"며 "사업비 부담은 크지 않고 차별성 있는 상품으로 고객에게 많은 선택을 받고 있는 것"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