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고(故) 이건희 회장의 삼성생명 지분 20.76% 중 10.44% 상속받기로 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박용진·이용우 의원 등이 발의한 보험업법 개정안이 지배구조의 변수가 될지 관심이 쏠린다.
'삼성생명법'으로 불리는 보험업법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삼성생명·삼성화재가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을 일부 매각해야 한다. 이 경우 이재용 부회장 및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율은 실질적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15%보다 1%p 가량 낮아질 것으로 점쳐진다.
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법'이 통과될 경우 삼성생명은 보유하고 있던 삼성전자 지분 8.51% 중 약 6.60%를 매각해야 한다.
보험업법 개정안은 보험사의 계열사 채권과 주식 보유 한도 산정 기준을 취득 원가 대신 시가(공정가액)로 평가해 총자산의 3%까지 보유해야 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이 기준을 적용할 경우 삼성생명이 보유할 수 있는 지분율은 1.91%만 남겨야 한다.
삼성생명의 2020년 총자산은 336조5천670억원이다. 따라서 삼성생명은 자산의 3%인 10조970억7천861만원만 삼성전자 지분을 가질 수 있다. 이 기준에 따르면 4월30일 종가 기준으로 31조3천177억여원에 달하는 삼성전자 지분을 매각해야 한다. 지분율로 따지면 약 6.60%에 해당된다.
삼성전자 주식을 원가로 평가할 경우에 5천400억원으로 총자산의 3%를 넘지 않아 문제가 되지 않았다.
삼성화재도 마찬가지다. 개정안을 적용할 경우 삼성화재의 삼성전자 지분율은 1.49%에서 0.57%로 하락하게 된다.
삼성 지배구조는 이재용 부회장→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고 있다. 구조상 삼성생명 지분은 삼성전자에 직결되는 지배구조의 핵심 연결고리다.
이 부회장은 지금까지 삼성물산 최대주주로서 삼성전자 지배력을 확보해 왔는데, 이번 상속으로 삼성생명 지분 10.44%를 보유해 개인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삼성물산, 삼성생명을 통해 삼성전자 경영권을 강화하는 지배구조가 더 단단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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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보험업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를 합산한 삼성전자 지분율이 10%에서 2.48%만 남게 된다. 이재용 부회장과 특수관계인의 삼성전자 지분율도 21.18%에서 13.66%로 떨어진다. 보험업법 개정으로 삼성 지배구조에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오는 까닭이다.
공정거래법 11조에 따라 대기업집단에 소속된 금융·보험사가 보유한 계열사 주식의 경우 최대주주, 특수관계인은 발행주식의 15%까지만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할지라도 실질적 의결권은 1% 정도 줄어들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