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사면론 '갑론을박'

재계·종지협, 특별사면 청원…시민사회단체 반대 공동 성명

디지털경제입력 :2021/05/03 16:07    수정: 2021/05/03 16:18

경제단체를 중심으로 일부 지방자치단체와 정치권, 종교계 등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사면 요구가 쏟아지는 가운데 시민사회단체들도 이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3일 국내 7대 종교 지도자들의 모임인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종지협)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특별 사면을 청원합니다'라는 제목의 이 부회장 특별사면 청원서를 청와대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종지협은 청원서에서 "이 부회장의 양형은 법치주의의 중요성과 대한민국의 최고 경영자가 얼마나 큰 책임을 지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며 "이번 재판과정을 통해 이 부회장은 국가를 대표하는 책임 있는 기업인으로서 지난 과오를 철저히 반성하며 대국민 사과를 통해 과거의 악습을 단절하기 위한 윤리·준법 경영의 강화를 약속했다"고 밝혔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뉴스원)

앞서 대한상공회의소와 한국경영자총협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무역협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5개 단체는 지난 27일 청와대 소관부서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면 건의서를 제출했다.

이들 단체는 건의서를 통해 "기업의 잘못된 관행과 일탈은 엄격한 잣대로 꾸짖어야 함이 마땅하지만 기업의 본분이 투자와 고용 창출로 국가 경제 발전에 기여하는 데 있다고 본다면 이재용 부회장이 국가와 국민에게 헌신할 수 있도록 결단을 내려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지난달 30일 대구상공회의소 행사에서 "지금 우리 경제의 주력인 반도체 산업이 기로에 서 있다"면서 "최근 국민 여론도 70% 이상이 이재용 부회장의 사면에 대해 우호적인 만큼 대통령님께서 결단해주실 것을 간곡하게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수원 컨벤션센터 3층 로비 부근, 이재용 부회장 취업제한에 대한 이사회의 명확한 입장 및 대응 촉구 기자회견(사진=참여연대)

반면 시민사회단체는 사법적 처벌에 예외를 두면 안 된다면서 사면 논의를 멈춰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경실련·경제개혁연대·경제민주주의21·금융정의연대·민변·민생경제위원회·민주노총·참여연대·한국노총·한국YMCA전국연맹은 지난달 28일 사면에 반대하는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 단체들은 성명을 통해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사면논의는 사면제도의 취지에도 맞지 않을 뿐 아니라 우리 사법제도와 경제범죄에 대한 원칙을 뒤흔들 수 있는 만큼 즉각 중단해야 한다"면서 "우리 경제와 삼성그룹을 위해서도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들 단체는 "개인의 사익을 위해 삼성그룹과 국민연금에 막대한 손해를 입히고 정권 실세에게 불법로비를 일삼았던 중범죄자에게 사면을 운운하는 것 자체가 애초에 어불성설"이라며 "또한 삼성그룹은 총수의 독단적인 의사결정으로 운영되는 구시대적인 조직이 아니므로 이 부회장의 일신과 회사경영은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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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사면을 실시한다면 사회 정의와 법치주의 원칙을 무너뜨리는 것"이라면서 "삼성이 저지른 불법의 결과물에 대한 사회환원 조치가 기부행위로 포장되어 사면 논의나 이후 재판 과정에 부당한 영향력을 미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부회장 사면과 관련해 청와대는 "현재까지 검토된 바가 없으며, 현재로서도 검토할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