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지자체들의 전기차 보조금 지급 정책이 새롭게 거주지를 옮기는 사람들에게 불리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테슬라 모델 Y 롱레인지 수령을 기다리고 있는 N씨는 지난달 2일 서울시에서 경기도 화성시로 이주했다. 이후 테슬라코리아로부터 모델 Y 롱레인지 차량 인도 안내 전화를 받고, 직접 화성시 대상으로 전기차 보조금 지급 신청서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N씨는 난관에 부딪혔다. 올해 화성시 전기차 보조금 지급 공고안은 N씨의 이주 당일과 같은 지난달 2일에 나왔다.
당시 화성시는 공고일 전날(지난달 1일) 까지 화성시 내 거주 경력이 있는 주민 대상으로 전기차 보조금을 지급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화성시는 올해 전기차 보조금 지급 가능 대수를 승용 기준 290대로 잡았다.
N씨는 “사실 상 보조금 지급 공고안 이후에 전입한 사람들은 전기차 보조금을 받을 수 없게 됐다”며 “어쩌다 보니 사각지대에 걸렸다”고 한숨을 쉬었다.
테슬라 모델 Y는 수입 전기차로 분류되기 때문에, N씨 처럼 보조금 문제가 생기면 원하는 날짜에 전기차를 받을 수 없게 된다. 차량을 배로 하역하는데 드는 시간이 꽤 걸리기 때문이다.
만약 화성시를 포함한 일부 지자체들의 보조금이 소진되면, 내년 보조금을 기대할 수 밖에 없다. 전기차 보조금은 해가 지날 수록 줄어드는 추세이기 때문에 최대한 일찍 받아야 유리할 수 있다.
이 문제는 경기도 화성시만 있는 것이 아니다.
경기도 성남시는 올해 전기차 보조금 지급 가능 조건을 “신청일 기준 3개월전부터 등본상 주소지가 성남시인 만 18세 이상 시민”이라고 뒀다. 경기도 과천시는 신청일 기준 1개월전부터 과천시에 주소를 둔 시민 대상으로 전기차 보조금을 지급할 수 있다는 규정이 있다.
서울시는 경기도 일부 지역과 달리 지난 2월 말 전기차 보조금 지급을 위한 의무 거주 규칙을 없앴다. 전기차 구매자들의 거주지 이전 자유를 침해하는 우려가 나온 것이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다.
서울시의 올해 전기차 보조금 지급 가능대수는 5천67대다. 경기도는 서울시와 달리 각 시나 군별로 전기차를 지급한다. 경기도 연천군의 경우 올해 63대를 지원하고, 경기도 파주시는 500대, 용인시는 1천200대를 지원한다. 서울과 달리 전기차 보조금 지급 가능 대수가 한정적이라 거주지 제한을 둘 수 밖에 없는 것이 지자체 담당 직원들의 공통 설명이다.
정부는 그동안 전기차 구매 지원을 위한 추경안을 별도 편성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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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코로나19 상황 속에 있기 때문에, 전기차 구매 지원 추경안 통과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화성시 관계자는 5일 통화에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추경안 밖에 만약없다”며 “현재 화성시는 추경안에 승용 전기차 290대를 추가한 상태고 의회 통과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라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