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게임업계는 코로나19 여파에도 희망적인 소식을 계속 전했다.
넥슨과 엔씨소프트 등은 신작 흥행으로 웃었고, 넷마블은 코웨이 인수로 구독경제 시장에 발을 들여놓기도 했다.
또한 일부 게임 규제가 개선되면서 게임사들에게 희망을 안겨주기도 했으며, 크래프톤과 카카오게임즈 등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는 게임사가 등장하기도 했다.
넥슨, 모바일 게임 잇따라 흥행...1조8천 억 투자 계획 발표
상반기 가장 주목을 받은 것은 넥슨코리아였다. 넥슨 설립자인 김정주 엔엑스씨(NXC) 대표가 지분 매각 추진을 철회한 이후 조직 개편과 사업 재편에 일부 가시적 성과를 냈기 때문이다.
특히 넥슨코리아는 지난해 11월 출시된 V4를 시작으로, 지난 5월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와 피파모바일 등을 흥행시키며 사업 역량에 건재함을 과시하기도 했다.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는 단기간 국내 구글 매출 톱5에 진입해 레이싱 열풍을 이끌었다.
이러한 성과는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의 리더쉽이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이 대표는 생존과 성장을 위한 조직 유연성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일부 사업성이 부족한 신규 게임 개발 중단과 인력 순환배치 등을 단행하기도 했다.
넥슨 측은 1조 8천억 규모의 투자 계획도 전했다. 자금은 넥슨코리아 자회사인 네오플에서 차입하는 방식으로 마련했으며,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 등에 투자한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엔씨소프트, 시가총액 20조 거대 기업 성장
엔씨소프트도 상반기 이슈 게임사 중 하나였다. 설립 이후 시가총액이 20조 원을 처음 기록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시가총액은 리니지 지식재산권(IP) 기반 모바일 게임인 리니지2M과 리니지M의 흥행에 따른 실적 개선에 기대가 높아서였다.
리니지2M은 지난해 11월 출시돼 올 상반기 구글 매출 1위를 유지하는데 성공했다. 2년 넘게 구글 매출 1위 자리를 유지했던 리니지M은 2위로 내려갔지만, 탄탄한 매출 성과를 내며 엔씨소프트의 실적을 견인했다.
엔씨소프트의 지난 1분기 매출은 7천311억 원, 영업이익은 2천414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 이익은 104%, 204% 증가한 수치다. 1분기 모바일 게임 매출은 5천532억 원이었다.
엔씨소프트가 모바일 리니지 형제를 앞세워 올해 매출 2조 원을 기록할지가 관전 포인트다.
넷마블, 코웨이 인수로 사업 영역 확대
넷마블의 코웨이 인수도 주목을 받았다.
넷마블은 지난해 12월 27일 공시를 통해 코웨이(구 웅진코웨이) 주식 1천851만1446주를 1조7천400억 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분 비율은 25.08%, 주당 인수 가격은 9만4천원이다.
넷마블이 코웨이를 인수한 것은 구독경제와 게임 비즈니스 접목 외에 렌탈 시장의 성장성을 엿봤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권영식 넷마블 대표는 지난 3월 말 주주총회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해 실물 구독경제 1위 기업 코웨이를 인수했다”며 “넷마블이 보유한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기술을 가전 렌털 사업에 접목해 스마트홈 구독경제 비즈니스로 진화시키겠다”고 밝혔다.
크래프톤과 카카오게임즈, 기업공개(IPO) 추진
크래프톤과 카카오게임즈의 기업공개(IPO) 추진 소식도 있었다. 카카오게임즈는 주관사로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을 선정했지만, 크래프톤은 아직 선정 작업을 진행 중이다.
크래프톤은 자회사 펍지가 개발한 배틀그라운드 IP 바탕으로 급성장한 게임사다. 배틀그라운드 PC와 콘솔, 모바일 버전이다.
이 회사는 배틀그라운드 흥행을 바탕으로 지난해 매출 1조874억 원, 영업이익 3천529억 원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에는 매출 5천82억 원, 영업이익 3천524억 원을 기록하며 최대 실적을 달성하기도 했다.
카카오게임즈는 크래프톤 등 함께 탄탄한 파트너쉽을 바탕으로 성장해왔다. 이 회사는 배틀그라운드의 국내 서비스를 맡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카카오게임즈는 크래프톤의 차기작인 엘리온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으며, 자회사로 편입한 엑스엘게임즈의 차기작 완성도 기다리고 있다.
위메이드 미르 IP 저작권 소송 시즌1 종료
위메이드는 미르의전설 시리즈 IP 관련 주요 저작권 소송에 마침표를 찍기도 했다. 대부분의 소송은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가 직접 진두지휘해 눈길을 끌었다.
가장 주목을 받은 것은 싱가포르 국제상공회의소(ICC) 산하 국제중재재판소(ICA) 승소 판결이었다.
이번 중재는 2017년 5월 위메이드가 미르의전설2 소프트웨어라이선스협약(SLA)의 종료 및 무효 확인과 함께 손해배상을 청구하기 위해 액토즈소프트, 중국 샨다게임즈, 란샤정보기술유한회사(란샤)를 상대로 제기한 것이다.
회사에 따르면 중재 판정부는 위메이드 및 액토즈와 란샤 사이의 SLA가 2017년 9월 28일자로 종료된 만큼 열혈전기 상표의 사용을 중지하고 이를 위메이드와 전기아이피(위메이드 자회사)에 반환할 것을 명령했다. 그동안 성취 측은 SLA를 근거로 중국 내에서 미르 IP 제휴 사업을 독자적으로 진행해 수익을 내고 있었다.
위메이드 측은 소송 시즌1이 끝났다고 보면서, 손해배상액 산정 등 시즌2 시작을 알리기도 했다. 저작권 로열티 미지급금과 손해배상금 규모는 5천억 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시장은 추정하고 있다.
게임 규제 완화 기조 유지에 업계 '방긋'
게임 규제 완화도 빼놓을 수 없다. 지난해 PC 게임을 즐기는 성인들의 결제 한도 폐지에 이어 상반기 웹보드 게임 규제가 일부 완화됐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이하 시행령 개정안)'이 31일 제16회 국무회의를 통과했다고 발표했다. 시행령 개정안에는 웹보드 게임 1일 손실한도 제한을 폐지가 주요 골자였다.
1일 손실한도액 폐지 이유는 명확했다. 기존 월 결제한도 및 1회 이용한도와 중복돼 이중 규제이자 과잉규제란 지적을 받았기 때문이다.
또한 문화체육관광부는 게임법 전면개정안 초안을 공개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개정안 초안에는 게임 심의를 포함한 기존 규제 개선, 확률형 아이템에 이용자 보호 강화, 게임문화 및 산업기반 진흥과 육성 등으로 요약된다.
코로나19 여파, 게임계에도 일부 영향
마지막으로 코로나19 여파를 빼놓을 수 없다.
코로나19 확산에 우려가 컸던 지난 3월부터 대부분의 게임사는 유급 휴가 또는 재택근무 등으로 평균 1~2개월간 선제적인 대응을 했다는 평가다.
빅3 게임사인 넥슨코리아, 엔씨소프트, 넷마블 뿐 아니라 스마일게이트와 위메이드 등 주요 게임사는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성금을 마련해 전달했다.
오프라인 행사 대신 온라인 행사를 마련한 게임사도 있었다. 무관중 이스포츠 대회도 개최되기도 했다.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에 발을 맞추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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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코리아는 최근 온라인 행사를 통해 피파모바일에 이어 바람의나라:연의 출시일(7월 15일)을 공개하기도 했다.
각 게임사는 코로나19 확산이 현재진행형인 만큼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중이다. 정상 근무로 전환한 게임사도 있지만, 아직 순환재택 등 유연근무를 유지하고 있는 게임사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