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2Q는 '퍼펙트 스톰' 수준…도약 기회 모색"

'효자' 가전·TV도 타격 예상, 포스트코로나 투자 전략 변경

디지털경제입력 :2020/04/29 17:51    수정: 2020/04/29 17:52

"2분기는 코로나19 영향으로 '퍼펙트 스톰(초대형 경제위기)'에 가까운 수준으로 사태가 조기 진정되지 않을 경우 2분기와 더불어 3분기, 4분기도 힘든 시기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각국 상황에 따라 시장 리스크를 줄이는 한편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사업 경쟁력을 제고하고 도약하는 계기를 만들어 가겠습니다."

LG전자는 29일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코로나 경제 위기 상황을 이같이 밝혔다. LG전자는 1분기 가전·TV 호조로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했지만 2분기부터는 코로나19 영향으로 글로벌 세트 사업 타격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LG전자는 국가별 생산 차질 최소화, 온라인 판매로 수익성 하락 방어에 적극 나서는 동시에 코로나19 이후 시장에 대비한 투자를 병행할 방침이다.

LG 트윈타워 (사진=LG디스플레이)

■2Q엔 '효자' 가전·TV에도 타격…"수익성 하락 불가피"

LG전자는 올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9천6억원)보다 21.1% 증가한 1조904억원으로 집계됐다고 29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4조7천27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4조9천151억원)보다 1.3% 감소했다.

1분기 실적 선방에는 가전과 TV 호조 영향이 컸다. 가전 담당 H&A사업본부는 분기 사상 최대치인 7천535억원의 영업이익, 사상 최고치인 13.9%에 달하는 영업이익률을 달성했다. TV 담당 HE사업본부는 전년 동기 대비 31.7% 이상 늘어난 3천25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1분기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은 2018년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같은 기간 스마트폰 담당 MC사업본부는 영업손실 2천378억원으로 20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차량 전장사업을 담당하는 VS사업본부는 해외 완성차업체 공장가동 중단에 따라 96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비즈니스솔루션(BS)사업본부는 IT제품과 태양광 모듈, 인포메이션 디스플레이 판매 확대로 26.3% 상승한 2천122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2분기에는 사업부가 전반적으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내는 잠정기에 접어들었지만 해외 일부 국가에서는 코로나로 인해 여전히 생산차질이 빚어지고 있으며 소비자 수요 역시 둔화됐다. 1분기 실적을 견인했던 가전과 TV도 해외 매출 비중이 적지 않다. TV 해외 매출 비중은 90% 이상이며 가전 해외 매출 비중은 지난해 65% 수준이다.

이날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전자 2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전년 동기 대비 실적이 하락한 매출액 14조9천412억원과 영업이익 6천11억원이다.

LG전자 측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2분기 글로벌 경기의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면서 LG전자의 2분기 매출과 수익성도 전분기, 전년동기 대비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LG전자가 19일부터 다음 달 4일까지 'LG 신가전 고객 자문단'을 모집한다. (사진=LG전자)

■"온라인·프리미엄 판매 확대...'포스트 코로나' 투자 전략적 이행"

우선 코로나19로 글로벌 생활가전 시장은 수요침체가 이어지며 가전업체들 간의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TV 시장은 글로벌 스포츠 이벤트 취소 등으로 인해 본격적인 수요감소가 예상된다. 회사는 온라인 판매와 프리미엄 제품 비중 확대로 위기 돌파를 꾀한다는 방침이다.

LG전자 관계자는 "가전 온라인 판매 확대 등 추가 매출의 기회를 확보하고 자원투입 최적화와 원가구조를 이루고 올레드 TV 등 프리미엄 제품의 비중을 확대하겠다"며 "2분기 해외 매출 비중 축소가 불가피한 만큼 국내에서 매출 기회를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마트폰 시장은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수요가 크게 감소해 스마트폰 제조사 간의 경쟁이 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는 2분기엔 새로운 매스 프리미엄 스마트폰 'LG 벨벳'을 출시하고 5G 시장 확대에 발맞춰 보급형 라인업도 강화한다. 온라인 판매를 강화해 매출 기회를 확대하고 플랫폼화 및 모듈화 전략에 기반한 원가 효율화를 지속 추진한다.

서동명 LG전자 MC본부 기획관리담당은 "무리한 가격·스펙 경쟁을 지양하고 소비자 관점에서 최적화된 제품 컨셉을 준비했다"며 "북미, 일본 등 5G 제품 매출을 확대해 수익성을 개선하겠다. 프리미엄 5G 매출 비중은 2019년도 13%에서 올해 30%까지 늘릴 것"이라고 전했다.

글로벌 자동차산업은 주요 완성차 업체의 공장가동 중단으로 자동차 부품의 수요도 급감할 것으로 전망된다. VS사업본부는 완성차 업체의 수요 감소를 감안한 SCM(공급망관리) 운영과 사업구조 개선을 지속한다. 내년도 흑자 달성 목표에도 변동이 없다는 설명이다.

B2B사업은 비대면, 재택근무, 원격교육 등이 확대되면서 노트북, 모니터, 인포메이션 디스플레이 등 사업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 주요 시설 이용 제한과 제재 정책이 강해지면서 일부 프로젝트가 연기되거나 취소되기도 했지만 가정, 원격교육 환경, 리테일 매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 제품들로 충분히 커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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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코로나19 이후 시장 상황에 맞춰 투자 전략을 가져갈 계획이다.

LG전자 관계자는 "LG전자는 연간 투자를 2조~3조원 규모로 하는데 향후 기본적인 자산 획득과 설비 획득 부분은 줄어들 것 같다"며 "코로나19 이후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자동화, 클라우드에 투자 비중을 늘리는 것으로 투자 전략에 변화를 주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