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분기 삼성전자와 LG전자의 TV·가전 사업 부문 실적이 팽팽한 접전을 펼쳤다.
두 회사의 체급은 다르지만, TV와 가전만 떼어서 살펴보면 우열을 가리기 쉽지 않다. 1분기 삼성전자와 LG전자의 TV와 가전 부문 실적을 비교해 보면, 삼성전자는 매출 측면에서 우위를 지켰고, LG전자는 영업이익을 더 많이 챙겼다.
■ 삼성전자 '많이 팔고', LG전자 '많이 벌고'
삼성전자 TV 세트 사업과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소비자가전(CE) 부문은 계절적 비수기와 코로나19 영향으로 전년동기 대비 실적이 감소했다.
LG전자는 코로나19에도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와 TV 사업을 맡은 HE사업본부 영업이익이 대폭 증가했다.
삼성전자는 1분기 CE 부문 매출이 10조3천억원, 영업이익 4천5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16% 감소한 수치다. 지난해 같은 기간 삼성전자 CE부문은 영업이익 5천400억원을 달성한 바 있다.
LG전자 H&A 사업본부는 매출액 5조4천180억원, 영업이익 7천535억원을 달성했다. 매출액은 소폭 감소했지만 영업이익과 영업이익률은 분기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HE사업본부는 매출액 2조9천707억원, 영업이익 3천258억 원을 거뒀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액은 4.8%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31.7% 증가했다. LG전자 H&A 사업본부에 TV 사업을 맡는 HE사업본부 실적을 더하면 매출액 8조3천887억원, 영업이익은 1조793억원이다.
■ 프리미엄 전략, 양사 실적 견인
삼성전자 역시 TV 사업은 계절적 비수기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전분기와 전년도 대비 실적이 감소했으나, QLED·초대형·라이프스타일 TV 판매를 확대해 프리미엄 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을 확대하며 리더십을 공고히 했다는 평가이다.
삼성전자 생활가전 사업 역시 프리미엄 전략이 통했다.
삼성전자 1분기 생활가전 사업은 글로벌 가전 수요가 감소한 가운데, 그랑데 AI 세탁기·건조기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 호조로 전년 대비 실적이 소폭 개선됐다.
LG전자 H&A사업본부의 매출액은 건강과 위생에 대한 고객들의 관심이 높아지며 국내 시장에서 건조기, 스타일러, 식기세척기 등 스팀가전의 판매 호조가 이어졌다. 영업이익은 프리미엄 제품의 판매 확대와 원가 절감에 힘입어 전년동기 대비 3.6% 증가했다.
LG전자 HE사업본부는 북미와 유럽에서 주요 거래선의 영업중단 혹은 영업축소 등으로 인해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감소했지만 올레드 TV 등 프리미엄 제품의 견조한 판매, 원가절감과 같은 비용효율화에 힘입어 11.0%에 달하는 영업이익율을 기록했다.
■ '진짜 코로나19'는 2분기…삼성·LG, 누가 웃을까
2분기 TV 시장은 시장 상황 악화와 글로벌 스포츠 이벤트 연기로 인해 전년 대비 더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삼성전자는 온라인 프로모션과 라인업 운영을 확대해 온라인 구매 수요에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글로벌 생활가전 시장은 수요침체가 이어지며 가전업체들 간의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온라인 판매를 지속 강화하면서 유통사와 협력하고 마케팅 전략을 최적화해 위기 대응에 주력할 방침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하반기 글로벌 TV와 가전 시장은 세계 경제 침체 가능성 등 불확실성이 높을 것으로 우려된다"며 "국가별 상황을 고려해 마케팅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물류 운영을 최적화해 판매 차질 최소화에 주력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수요 감소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글로벌 생활가전 시장에서 LG전자 H&A사업본부는 시장상황을 철저히 모니터링하며 온라인 판매 확대 등 추가 매출 기회를 확보하고 자원투입 최적화 및 원가구조 개선을 통해 수익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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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사업본부는 올레드 TV 등 프리미엄 제품의 비중을 확대하고 효율적인 자원 운영으로 수익성 하락을 방어할 계획이다.
여기에 LG디스플레이 광저우 공장이 가동되면 OLED 패널 조달 여건이 개선되고, LCD 패널 가격이 내려가 부정적 영향을 일부 상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