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 달러(약 11조8천억원) 규모의 미국 국방부 제다이(JEDI, 합동방어인프라) 공공 클라우드 프로젝트가 일시 중단됐다. 입찰 경쟁에서 떨어진 아마존의 요구를 법원이 수용한 때문이다.
미국 연방청구법원(CFC)은 13일(현지시간) 국방부 제다이 클라우드 계약을 일시 중단하는 명령을 내렸다고 워싱턴포스트를 비롯한 주요 외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이번 판결은 입찰 참가 업체인 아마존 웹서비스의 요청을 받아들인 것이다. 지난 해 10월 마이크로소프트(MS)와 입찰경쟁에서 패배한 아마존 웹서비스(AWS)는 공정한 경쟁이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CFC에 제다이 사업 중단 가처분 신청을 했다.
CFC는 미국 정부를 상대로 한 금전적 분쟁을 주로 다루는 연방법원이다.
법원은 AWS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오는 20일까지 공탁금 4천200만 달러를 예치하도록 했다. 가처분 신청이 잘못된 결정으로 판명될 경우 야기될 손해를 보상하기 위한 조치다.
■ AWS, 선정절차 공정성 의문 제기…"트럼프 입김 작용" 주장도
제다이는 미국 국방부의 IT 인프라 현대화 사업이다. 향후 10년 동안 100억 달러 규모에 이를 정도로 방대한 사업이다.
국방부는 지난 해 4월 AWS와 MS가 최종 경쟁자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IBM, 오라클 등 다른 사업자들은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IBM을 비롯한 1차 탈락업체들이 선정 과정에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그러자 지난 해 7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계약 과정을 살펴보겠다고 선언하는 등 입찰 과정 내내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결국 10월 25일 MS가 사업자로 최종 선정됐다. 시장 1, 2위 업체인 AWS와 MS가 치열한 경쟁을 벌인 끝에 MS가 사업을 따냈다. 사티아 나델라 최고경영자(CEO) 취임 이후 ‘클라우드 퍼스트’ 전략을 펼쳐 왔던 MS는 국방부 사업 수주로 큰 힘을 받게 됐다.
하지만 AWS는 입찰 과정이 공정하지 못했다면서 강하게 반발했다. 특히 낙찰 과정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 동안 아마존과 제프 베조스 최고경영자(CEO)를 수시로 비판해 왔다. 제프 베조스가 소유하고 있는 워싱턴포스트가 트럼프 행정부에 대해 불공정 보도를 일삼고 있다는 게 비판 이유였다.
지난 해 12월 공개된 법원 문건에선 AWS가 입찰 결정에 불복하는 구체적인 이유가 제시됐다. 그 문건에 따르면 AWS는 트럼프가 막후에서 아마존에 대해 공격한 것이 클라우드 사업자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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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근거를 토대로 AWS는 국방부 제다이 계약을 종결하고 새롭게 검토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아마존은 또 트럼프 대통령과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 제임스 매티스 전 국방장관 등으로부터 증언을 들을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반면 MS는 AWS의 문제 제기에도 불구하고 사업 준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브래드 스미스 MS 사장 겸 최고법률책임자는 CNBC와 인터뷰에서 "제다이 계약 체결 이후 더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