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욱 전 빗썸 대표가 현재 대표로 있는 비덴트를 통해 빗썸 인수에 나섰다. 지난해 10월 빗썸 지주사 비티씨홀딩컴퍼니 인수자로 나섰다가 결국 잔금을 납입하지 못한 BTHMB홀딩스(BXA 컨소시엄)에서 돌려 놓은 지분 중 절반 가량을 비덴트가 사들이기로 했다. 이번 계약이 완료되면 비덴트는 비티씨홀딩컴퍼니 지분 32.74%를 확보하면서 최대 주주에 오르게 될 전망이다.
방송용 디스플레이 업체 비덴트는 1일 BTHMB홀딩스로부터 비티씨홀딩컴퍼니 주식 2천324주를 1천150억8천만원에 양수한다고 공시했다. 양수 예정일은 11월22일로, 양수 후 비덴트의 지분비율은 32.74%에 이르게 된다.
비덴트가 상당한 지분을 확보하면서, 빗썸 인수전에 김재욱 전 빗썸 대표가 나서는 모양새가 됐다.
지난해 10월 김병건 BK그룹 회장이 이끄는 BXA컨소시엄이 비티씨홀딩컴퍼니 주주들과 4천억에 지분 51%를 양수하는 계약을 맺으면서, 빗썸 경영권 매각 프로세스가 본격화 됐다. BXA컨소시엄은 올해 2월까지 계약금과 잔금 일부로 1천300억 가량을 납입했으나, 여러차례 잔금일을 미루다 결국 최종 납부 이행일로 합의된 9월30일을 맞추는 데 실패했다.
31일 나온 공시에 따르면 비티씨홀딩컴퍼니 주주들은 BXA컨소시엄에 지급한 실물주권을 회수(질권실행) 한 후 처분해 잔금을 취득하기로 결정했다.
비덴트가 이번에 양수하는 비티씨홀딩컴퍼니 주식이, 1차 질권 실행에 따른 처분 주식 전량이다. 비덴트가 BXA를 이어 사실상 빗썸 인수전에 뛰어든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실제 양수계약이 이행되면 비덴트가 비티씨홀딩컴퍼니 최대주주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비티씨홀딩컴퍼니 최대주주는 지분 35.44%를 가진 BTHMB다.
비덴트가 다음 질권실행에서도 처분주식 양수에 나설 경우 빗썸 경영권까지 확보할 수 있어 다음 행보가 주목된다. 비티씨홀딩컴퍼니는 빗썸 지분 75.99%를 보유하고 있다. 비덴트가 비티씨홀딩컴퍼니 지분을 추가로 확보해 50%+1를 넘길경우 빗썸에 대한 경영을 쥐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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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빗썸 전 대표 출신인 김대표가 아예 복잡한 빗썸 경영권 문제를 풀고, 전면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빗썸 인수 과정에 정통한 한 업계 관계자는 "BXA가 잔금 납입에 실패한 후 비티씨홀딩컴퍼니 주주들이 김재욱 대표에게 지분을 몰아주자는 분위기가 있다는 소문이 계속 있었다"며 "주주들은 이번 기회에 그동안 복잡한 지분 구조를 해소하고 빗썸도 사업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어 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