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고객사들이 세일즈포스 도입을 통해 일하는 문화를 혁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그만큼 중요한 것이 내부 구성원에 대한 변화관리다. 1980년대 초반에서 2000년대 초반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에 대한 이해가 선행돼야 일하는 문화도 자연스럽게 바뀔 수 있다. 밀레니얼 세대가 향후 생산과 소비의 중심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손부한 세일즈포스코리아 대표는 국내 사업 강화에 대한 포부를 밝히면서 밀레니얼 세대의 가치관에 대한 포용과 이해를 강조했다.
세일즈포스는 오라클 출신 기업가 마크 베니오프가 1999년 설립한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전문기업이다. 기업용 솔루션을 직접 설치하지 않고 클라우드로 제공하는 방식의 시초격이다. 판매와 고객관리를 지원하는 고객관계관리(CRM) 솔루션을 중심으로 영업관리, 디지털마케팅, 쇼핑 플랫폼 등을 ▲세일즈 클라우드 ▲서비스 클라우드 ▲마케팅 클라우드 ▲커머스 클라우드 등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로 제공한다.
회사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여는 연례행사 '드림포스'엔 참가자 17만명이 모인다. 세일즈포스의 SaaS가 기업의 마케팅, 세일즈, 서비스, 파트너, 커머스를 연결해 업무 프로세스를 간소화하고 일하는 문화를 혁신하는 수단으로 소개되며 주목받고 있음을 보여 준다. 10여년 전 파트너 영업을 시작한 한국에선 최근에야 존재감을 갖기 시작했다. 손부한 대표가 올해 1월 한국법인 수장을 맡아 조직을 재정비하고 마케팅을 강화하면서다. 그는 지난 30년간 IT업계에서 활동한 베테랑으로 앞서 SAP코리아 부사장, 아카마이코리아 대표 역할을 맡았던 인물이다.
최근 손 대표와의 인터뷰 자리에서 10개월간의 비즈니스 현황과 향후 사업 구상을 물었다.
손 대표는 "올해 세일즈포스가 향후 국내 비즈니스를 위한 기반을 닦는 과정에서 많은 성과가 있었다"며 "내년은 세일즈포스에 있어 큰 도약의 해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손 대표와의 일문일답.
- 올해 1월 취임 후 약 10개월이 지났는데 그동안의 소회를 말해달라.
"올해 긍정적인 일이 많았다. 그 중의 하나는 삼성을 필두로 해서 현대자동차, LG, SK 등 국내 대기업들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쪽으로 많은 이니셔티브를 낸 것이다. 세일즈포스도 이러한 흐름에 맞춰 지난 열 달 간 많은 비즈니스 기회가 있었다. 내년쯤에는 세일즈포스가 국내 여러 기업들과 이룬 성과를 공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 중이다."
- 세일즈포스코리아의 올해 매출이나 성장세는 어떤지.
"국내 실적을 정확히 공개하기는 힘들지만 전체적인 성장세는 좋았다. 세일즈포스 미국 본사가 2분기에 40억달러의 매출을 올리면서 전년 대비 22% 성장했는데, 국내 성장률은 본사 성장률의 2배에서 3배 사이쯤 된다."
- 세일즈포스에 대한 국내 고객사들 반응은 어떤가.
"기대치가 상당히 높아서 항상 놀라곤 한다. 지난해 기준으로 포춘 100대 기업 중 99개, 포춘 500대 기업 중 431개가 세일즈포스의 고객사다. 모든 인더스트리가 세일즈포스 솔루션을 사용한다는 얘기다. 그러다 보니 대기업이든 스타트업이든 세일즈포스를 도입하면 일하는 방식을 자연스럽게 선진화할 수 있을 거라고 많이들 기대하신다.
중요한 것은 일하는 방법 혁신을 위해서는 특정 솔루션을 도입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이다. 핵심은 변화관리다. 국내 기업들은 이제 밀레니얼 세대에 주목해야 한다. 이들은 지금도 중요하지만 10년 후에는 생산과 소비를 주도할 세대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고민할 필요도 없다. 애초에 디지털 시대에 태어나 디지털에 익숙하기 때문이다.
CEO가 해야 할 일은 이러한 밀레니얼 세대의 가치관이 기존 세대와 다르다는 것을 이해하고 인정하는 것이다. 그리고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통해 이들을 위한 새로운 마케팅 방법을 찾는 것이다."
- 많은 기업들이 고객경험(CX)을 강조하고 있는데. 전통적인 CRM 기업으로서 세일즈포스가 다른 기업들과 차별화된 점은 무엇인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핵심은 고객이다. 세일즈포스는 고객의 모든 활동을 360도에 걸쳐 지원하는 플랫폼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이를 커스터머 360 플랫폼이라고 하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전방위 프로세스를 담당한다.
일례로 자동차 업계에서는 고객생애관리라는 단어를 강조한다. 제품을 구매하고, A/S를 받고, 고객 목소리를 반영하는 등 여러 프로세스가 다 합쳐져야 진정한 의미의 고객경험이 만들어진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세일즈포스도 이것이 모두 합쳐져야 진정한 CRM이라고 생각하며, 내부적으로는 커스터머 익스피리언스 360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다시 말하면 제품을 구매하고 소비하는 전 단계에 걸쳐 모든 고객경험을 만족시키는 것이 중요하며, 세일즈포스는 이를 충족하는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기업과 차별화된다."
- 1억달러 규모 펀드를 조성해 일본과 한국의 벤처사에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것으로 알고 있다. 독립소프트웨어개발업체(ISV)를 발굴하겠다는 것인데, 진행상황이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지 그리고 세일즈포스가 왜 굳이 국내와 일본 기업을 찾아 지원하고자 하는지 궁금하다.
"진행상황은 순조롭다. 담당자가 벤처사들과 1차 및 2차 미팅을 진행했고 지금은 3차 논의가 진행 중이다. 이후 결과에 따라 적합한 업체를 선정해서 구체적인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세일즈포스가 가지고 있는 기업철학 중 하나가 동반성장이기 때문이다. 세일즈포스는 상생을 중시한다. 이는 단순히 사회적 활동의 일환으로 지원하는 것이 아니다. 세일즈포스에 없는 새로운 기술을 보유한 회사를 찾아 투자하는 것은 세일즈포스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세일즈포스가 투자한 회사가 나스닥에 올라가서 양사에 이득이 된 경우도 있었다. 말하자면 파트너 생태계를 강화하고자 하는 전략인 셈이다."
- 최근 마케팅 업계에서 큰 화두가 옴니채널관리와 통합데이터플랫폼(CDP)이라고 하는데.
"두 가지는 중요하다. 옴니채널관리의 경우 통합관리를 말한다. 예전에는 소비자가 불만이 있었다면 통상적으로 전화를 해서 의견을 표시했다. 하나의 채널만 있었던 셈이다. 그러나 이제는 인터넷 웹사이트도 있고 모바일 페이지와 앱도 있으며 SNS 등 수많은 채널이 있다. 이 채널들을 하나로 만들어 고객과의 접점을 통합해야 한다는 것이 옴니채널관리다.
CDP는 기존에 산재된 데이터를 하나로 통틀어서 관리하는 플랫폼이라고 할 수 있다. 고객 정보는 식별정보와 비식별정보로 나뉘는데, 이를 통합해서 관리하는 데이터 플랫폼이라고 보면 된다. 개인정보 문제가 있어서 관리가 어려운데, 요즘은 식별정보 쪽은 위험성이 있어 비식별정보 쪽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비식별정보를 잘 체계화하면 식별정보만큼 정확한 결과를 유추할 수 있기 때문이다."
- 국내에 자체 클라우드 리전을 준비 중이라고 하던데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가.
"아직 확정된 건 없지만 국내 고객들의 데이터가 많아지면서 국내에도 데이터센터가 필요하다고 본사에 계속 요청하고 있는 상황이다. 본사 입장에서도 고유의 상면을 빌려서 데이터센터를 만드는 것보다는 퍼블릭 클라우드의 서비스형 인프라(IaaS) 위에 올라가는 전략을 선호한다.
일례로 작년에 시드니 데이터센터가 아마존웹서비스(AWS) 위에 올라갔으며, 중국에서도 알리바바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그 외에도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GCP)과 또 하나의 퍼블릭 클라우드 사업자까지 총 4개를 이용할 생각이다.
국내도 시기를 확정할 수는 없지만, 이 4개 퍼블릭 클라우드 IaaS 중 하나를 이용하게 될 것으로 본다. 만일 그렇게 된다면 '세일즈포스 온 AWS' 혹은 '세일즈포스 온 GCP' 등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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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년 목표는 무엇인가.
"내년 목표는 지속적인 성장이다. 올해가 국내 많은 기업들의 클라우드 및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원년인 것 같다. 올해가 원년이었으니 내년에는 성과를 내고 꽃을 피우기 시작할 것으로 기대한다. 세일즈포스는 국내 기업들의 SaaS 전환 성공사례를 확산시킬 수 있는 토대를 만들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