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재무부의 중국 환율조작국 지정과 달러·위안의 변동으로 원화 가치가 하락한 가운데,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구두 개입을 시사하는 발언을 던졌다.
6일 한국은행은 오전 9시 30분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융·외환 시장 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대응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날 장초반 코스피 지수가 1900선을 하회하고 원·달러 환율도 1220원으로 상승함에 따라 열린 회의다.
이주열 총재는 "일본 수출규제에 더해 미·중 무역분쟁 심화로 불확실성이 한층 높아지고 있는 만큼 시장의 안정, 특히 외환 시장의 안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이어 "시중 유동성을 여유롭게 관리하는 한편 정부와 긴밀히 협력해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시중 유동성을 여유롭게 관리하겠다는 것은 콜금리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지급준비금 시장의 자금을 여유롭게 관리하면서 필요 시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 등을 통해 유동성을 지원하겠다는 의미라고 금융시장국이 설명했다"고 부연했다.
이주열 총재의 이 같은 발언은 오후 알려졌지만, 오전 10시 15분부터 치솟았던 원·달러 환율은 반락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보다 4.7원 오른(원화 가치 하락) 1220.0원에 개장했지만, 점차 상승폭을 줄여 오전 10시 15분에는 1215원선을 기록 오후 2시 7분께 원·달러 환율은 1213.4원에 거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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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금융위원회도 증권 시장 상황을 점검하는 간담회를 개최했다. 손병두 부위원장은 "금융 시장에 여러가지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지만 과도한 반응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날 손병두 부위원장은 "정부는 단계별 컨틴전시 플랜을 이미 준비해 놓고 있다"며 "증시 수급 안정과 변동성 완화를 위한 증권 유관 기관 및 기관투자자의 역할을 강화하는 데서부터 자사주 매입 규제 완화, 공매도 규제 강화, 일일 가격제한폭 축소 등 가용한 모든 정책 수단 중 시장 상황에 적절한 정책을 취사 선택해 신속·과감하게 대처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