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소프트웨어 공룡 오라클이 중국 연구개발(R&D)센터의 문을 닫기 위한 대단위 감원 작업에 돌입했다. 7일 핑웨스트·펑파이신원 등 중국 언론은 이같이 전하며 오라클이 1천 여 명에 달하는 인력에 대한 순차적 감원을 실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주요 감원 대상은 베이징, 상하이, 쑤저우, 선전, 다롄에 소재한 R&D 센터 인력이다. 펑파이신원이 전한 오라클 감원 대상 직원의 말에 따르면 1차 감원 대상은 900여 명으로 이중 500여 명 이상이 베이징 R&D 센터 소속이다.
오라클에 정통한 인사에 따르면 이는 미국 본사의 결정에 따라 오라클의 모든 중국 내 R&D 센터가 사실상 철수하는 수순이다. 오라클의 중국 내 R&D 인력은 약 1600명인 것으로 집계된다.
이달 감원 대상 직원의 경우 퇴사를 결정하는 시기에 따라 최대 'N+6' 수준의 퇴직 보상이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5월 22일 이전 퇴직을 하게 되면 그간 일한 연한에 6개월치 월급을 더한 보상이 추가로 이뤄지는 식이다. 예컨대 2년을 일했다면 8개월치 월급을 추가로 받게 된다. 이같은 보상은 1개월이 지나면 줄어든다. 6월 7일까지 퇴직을 하면 N+1로 보상이 줄어들며 이후에는 N이 된다.
일부 연령이 많은 직원과 특수성이 있는 직종의 경우 재취업이 어렵다며 이같은 보상에도 불만을 표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오라클이 중국에서 여전히 이익을 내고 있는 가운데 돌연 이뤄지는 R&D 센터 철수와 감원에 대한 의문이 남아있다는 점이다.
펑파이신원이 인용한 한 오래된 오라클 직원은 "회사가 왜 갑자기 감원을 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며 "상품 라인이 여전히 이익을 내고 있고 회사의 재무 상태도 3년 연속 흑자"라며 경영상 어려움에 의한 감원은 아니라는 점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오라클은 전 세계적인 R&D 조직 구조조정의 일환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핑웨스트에 따르면 오라클의 베이징 사무소 측은 7일 직원 대상 공식 통지를 통해 "변화하는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전략적 차원에서 연구개발 체계와 비즈니스 모델의 조정을 실시한다"며 "이번 연구개발 조직 변화는 글로벌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미국 본사와 모든 해외 연구진도 대상"이라고 전했다. 또 "중국 R&D센터의 조정은 글로벌 연구진 조정의 일부분으로서 세계 범위 연구개발진의 최적화된 배치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 "블록체인 활성화 위해선 오라클 문제 풀어야"2019.05.08
- 오라클, 'AI' 무기로 국내 SaaS 시장 공략2019.05.08
- 오라클, ERP·EPM 클라우드 서비스에 AI 적용 확대2019.05.08
- DB 1위 오라클 ↔ ERP 1위 SAP...정면충돌2019.05.08
오라클은 앞서 지난 3월 미국에서도 레드우드시티와 산타클라라 소재 직원 350여 명에 대한 감원을 실시한 바 있다.
오라클은 1989년 중국 시장에 정식으로 진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