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낸드 설비투자 20% '뚝'…한숨 커지는 장비업계

점유율 1위 삼성전자도 3년 연속 투자 감축 추세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19/01/15 14:40    수정: 2019/01/15 14:41

올해 반도체 업황이 전체적으로 둔화할 전망인 가운데, D램과 함께 메모리 호황을 이끌었던 낸드플래시 설비투자(CAPEX)가 올해 약 20% 가까이 줄어들 것으로 관측됐다.

낸드플래시는 주요 공급업체가 꾸준히 설비투자를 진행하는 분야다. 올해 D램보다는 상대적으로 설비투자 비중이 높을 것이라는 전망이지만, 작년보다 투자 규모가 줄어든 탓에 장비 업계 등 후방산업이 곤란한 상황에 놓였다는 분석이다.

15일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올해 낸드플래시 업계의 설비투자액은 260억 달러(약 29조1천억원) 규모로 예상된다. 이는 D램(205억 달러)·파운드리(202억 달러) 분야를 크게 앞선 것이지만, 작년과 비교하면 18% 줄어든 것이다.

삼성전자 낸드플래시 설비투자 규모 추이. (그래픽=박영민 기자)

낸드플래시 시장 점유율 1위인 삼성전자는 올해 낸드플래시 설비투자에 약 70억 달러를 투입할 것이라고 IC인사이츠는 내다봤다. 삼성은 낸드 설비투자에 2017년 130억 달러(약 14조5천억원), 작년 90억 달러(약 10조원)을 지출했다.

이 전망이 맞는다면 3년 연속으로 설비투자 규모가 줄어드는 셈이다.

낸드플래시는 공급 과잉 여파로 지난 2017년 하반기부터 쭉 같은 가격을 유지하다 작년 하반기부터 가격이 급격하게 하락하기 시작했다.

주요 공급사들의 3차원(3D) 낸드 공정 전환이 마무리됐고, 64단과 72단 중심이었던 제품 라인업이 96단으로 빠르게 바뀌고 있어서다. 작년 시장에 진입한 '후발주자' 중국의 추격도 공급 과잉에 한몫을 더하는 상황이다.

다만, 업황 둔화 전망에도 업계가 기존 계획을 선회하거나 투자를 크게 줄이지 않은 점이 장비 업체들에 조금이나마 긍정적인 신호로 읽힌다.

IC인사이츠는 글로벌 주요 업체들이 올해 본격적으로 낸드플래시 생산설비 건설을 마무리 짓거나 확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이 발표한 지난해 3분기 낸드플래시 시장점유율. (그래픽=박영민 기자)

SK하이닉스는 작년 충북 청주 M15 공장을 준공, 올 2분기부터 72단 3D 낸드플래시를 양산하고 5세대 제품인 92단도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2위 도시바메모리도 일본 요카이치 공장에서 팹 6(Fab 6)라는 300밀리미터(mm) 웨이퍼 공장을 짓고 역시 5세대(92단) 제품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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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도 낸드플래시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이다. 중국 우한신신반도체(XMC)와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는 지난해 새로운 팹을 건설하고 32단 3D 낸드 생산에 들어갔다. 32단은 삼성전자(90단 이상)·SK하이닉스(72단)와 비교해 약 3년 이상 뒤떨어진 기술이다. 중국은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낸드 산업에 지속해서 투자할 전망이다.

메모리반도체인 낸드플래시는 비휘발성 메모리의 한 종류다. 전원을 끄면 저장된 정보가 사라지는 D램과는 달리, 전원을 끄더라도 정보가 사라지지 않는다. 작년 3분기 기준(IHS마킷) 낸드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도시바·웨스턴디지털·SK하이닉스 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