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퍼차저 점령한 일반車에 뿔난 테슬라 오너들

충전소 내 물건적치도 목격...인식 전환 시급

카테크입력 :2018/08/29 16:20

국내 테슬라 전기차 오너들이 일반 내연기관 차량의 충전소 점유와 충전소내 물건을 쌓아 놓는 등 각종 비매너 행위에 단단히 뿔이 났다.

지디넷코리아는 29일 테슬라 오너 100여명으로부터 수퍼차저(급속충전기) 충전소 운영 문제점이 담긴 제보를 직접 받았다.

부산 파라다이스 호텔에 있는 테슬라 수퍼차저는 최근 밤마다 일반차량 주차로 몸살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때는 일반차량이 가득 차 테슬라 차량이 충전을 하지 못하는 상황도 발생했다.

이곳은 다른 숙박시설과 달리 ‘충전 이외 주차 금지’ 등의 한글 입간판이 설치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 파라다이스 호텔 관계자는 “밤마다 호텔 내 카지노를 이용하는 고객들이 많아 수퍼차저 충전소 빈 공간에 일반차량이 주차되는 일이 많다”며 “앞으로 충전 관련 안내문 부착 등 일반 자동차가 테슬라 수퍼차저 충전소 내 주차되지 않도록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부산 파라다이스 호텔 테슬라 수퍼차저 충전소에 일반 내연기관 차량이 가득 찬 모습 (사진=독자 제공)
충전소 내 물건 적치로 테슬라 오너들에게 지적받은 광주 홀리데이인 호텔 내 테슬라 수퍼차저 (사진=독자 제공)

광주광역시 서구 홀리데이인 호텔에 위치한 테슬라 수퍼차저 충전소 주차면 한 칸에는 한 때 에어컨 실외기 등의 물건이 적치됐다. 차량이 충전을 위해 접근하기 힘든 구조다. 테슬라를 운전하는 한 오너는 이같은 문제가 충전 방해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서울도 일반차량의 테슬라 수퍼차저 충전소 점유로 몸살을 앓고 있다. 여의도 IFC몰에 설치된 수퍼차저 근처에 일반차량이 이중주차한 모습이 발견됐고, 롯데월드몰과 서울 삼성동 파르나스타워 지하주차장에 설치된 수퍼차저 충전소에 일반 차량이 주차된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퍼차저 뿐만 아니라 전국 주요 숙박시설 및 쇼핑몰 등에 설치된 데스티네이션 차저(완속충전기) 운영 문제점도 나타났다. 테슬라가 아닌 다른 전기차의 주차 사례가 목격됐고, 일반 차량이 장시간 주차해 테슬라 차량의 충전이 제한되는 현상까지도 발생했다.

서울 여의도 IFC몰 수퍼차저 충전소 앞에 K5 차량이 이중주차됐다. (사진=독자 제공)
롯데월드 테슬라 수퍼차저 충전소에 주차된 K7 (사진=독자제공)
서울 삼성동 파르나스타워에 설치된 테슬라 수퍼차저 충전소에 일반차량으로 가득찬 모습 (사진=독자 제공)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 7월 18일 배포한 ‘환경친화적자동차의 개발 및 보급 촉진에 관한 법률 시행령(충전방해금지법)’ 개정안에 따르면, 환경친화적 자동차 충전구역 앞이나 뒤 또는 양 측면에 물건을 쌓거나 주차를 하면 잘못을 한 당사자가 50만원의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 일반 차량이 충전소 내 불법주차를 하면 1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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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이같은 시행령 개정안은 아직 발효가 되지 않았다. 이날 기준으로 일반차량이 테슬라 수퍼차저 공간에 주차를 하더라도 단속에 걸리지 않는다.

테슬라 오너 A씨는 “충전소 내 주차한 일반차량 오너에게 이동주차 요구를 하면 거친 항의를 받을 때가 종종 있다”며 “충전방해금지법 시행 이전에 일반 차량 오너들이 테슬라 수퍼차저 뿐만 아니라 전기차 급속충전기의 운영목적을 파악할 수 있는 캠페인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