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주재 제2차 규제혁신점검회의가 이례적으로 연기됐다. 규제혁신 과제를 떠안은 이낙연 국무총리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회의 연기를 건의한 결과다. 각 부처가 제안한 규제혁신안에 실망한 영향이다.
이낙연 총리는 지난달 28일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서 “현장에서는 규제 혁신에 실감이 적다. 더 치열하게 규정과 씨름하고 타성과 싸워야 한다. 관계부처들은 결과를 더 많이 내달라”고 당부했다.
이번 규제혁신점검회의 연기는 게임 규제 때문은 아니다. 규제혁신의 핵심 과제에는 게임이 빠져있다. 지난해 게임 산업이 문화 콘텐츠 중 해외 수출 절반 이상(68억9천만 달러, 56.7%)을 책임졌는데도 말이다.
그러나 이번 회의 연기는 산업을 위한 규제혁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 게임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와 여성가족부도 외면 말고 규제혁신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는 것이다. 문체부는 지난해 7월 민관 합동 게임 제도 개선 협의체를 출범시키고 규제 완화 등의 의견을 수렴했음에도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웹보드 게임 규제 재검토는 2년 뒤로, 온라인 게임 결제 한도와 셧다운제 폐지는 공회전이다. 또한 문체부는 지난 2월 활동을 종료한 협의체를 연장한다고 했지만, 업계는 희망고문이라며 외면하고 있다.
여성가족부는 부모 선택 셧다운제가 존재함에도 강제적 셧다운제를 포기하지 않고 있다. 실효성 검증이 안 된 이중규제에 힘을 실었다. 김병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셧다운제 폐지안을 발의했지만 꿈쩍도 안 했다. 강제적 셧다운제는 16세미만 청소년의 심야 시간 게임 플레이를 통제하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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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이번 규제혁신위원회에는 희망을 가져보려 한다. 문재인 정부가 어느 때 보다 규제혁신을 원하고 있다. 제2차 규제혁신점검회의를 연기하면서까지 각 부처에게 당부와 질타를 하지 않았나.
게임규제혁신, 아직도 늦지 않았다. 문체부와 여성부도 규제혁신에 팔을 걷어 붙여야 한다. 게임 진흥을 책임지는 문체부는 노력 중이라는 핑계보다 결과물을 보여줘야 할 때다. 규제혁신에 신호를 다시 보냈으니 이에 부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