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세계에서 반도체를 가장 많이 구매한 업체는 삼성전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에 이어 구매액 2위를 기록한 업체는 미국 애플이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애플이 2016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각각 1위와 2위의 구매 점유율을 차지했다고 26일 밝혔다.
양사의 지난해 반도체 구매 규모는 818억 달러로, 전년 대비 200억 달러 증가했다. 또 삼성과 애플은 전체 반도체 구매 규모의 19.5%를 차지했다고 가트너는 전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31억 달러 규모의 반도체를 사들인 것으로 조사됐다. 점유율은 10.3%였다.
가트너 수석연구원 마사츠네 야마지(Masatsune Yamaji)는 "삼성전자와 애플은 2011년 이래로 반도체 구매 지표에서 1, 2위 자리를 유지해 왔다"며 "지난해엔 반도체 구매 비중도 급격히 늘었다. 두 업체는 반도체 산업 전반의 기술과 가격 동향에 많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트너에 따르면 2016년 상위 10대 업체 중 8개 업체가 지난해에도 10위권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상위 5개 업체 순위엔 변동이 없었다.
LG전자는 9위를 차지하며 다시 10위권 내로 진입했다. 그 뒤를 이은 것은 지난해 반도체 구매 규모가 17억 달러 가량 증가한 미국 웨스턴디지털이다.
지난해엔 유례없는 메모리 반도체 호황이 이어져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급등했다. 이러한 메모리 칩 부족과 메모리 가격 상승 위험은 대규모 사업자를 포함한 대다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의 발목을 잡았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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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트너는 "상위 10대 OEM 업체의 반도체 구매가 큰 증가세를 보였다"며 "10년전 31%였던 이들의 지난해 반도체 구매 점유율은 40%에 육박했다"고 분석했다. 가트너는 이런 추세가 계속될 것이고, 2021년까지 전체 반도체 구매 규모에서 상위 10대 업체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45% 이상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야마지 연구원은 "상위 10대 반도체 구매 업체의 구매 비중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칩 업체의 기술 제품 마케팅 리더들은 우수 고객에 집중하는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며 "온라인 기술 지원 역량을 활용해 우수 고객에게는 직접 판매와 기술 지원 리소스를 우선시하고 기타 고객 지원에 대해서는 아웃소싱을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