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로만 한 해 35兆 남겼다

작년 매출 239조에 영업이익 53조…사상최대

디지털경제입력 :2018/01/09 11:16    수정: 2018/01/09 17:29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새로 쓴 삼성전자의 일등공신은 반도체였다. 반도체 사업을 주도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은 지난해 35조원 가까운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의 3분의 2 가량을 차지하는 수치다.

9일 삼성전자는 잠정 실적 공시를 통해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대비 23.8% 늘어난 66조원, 영업이익은 63.8% 증가한 15조1천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연간 매출액은 전년 대비 18.7% 증가한 239조6천억원, 연간 영업이익은 83.3% 늘어난 53조6천억원이다.

이는 잠정 실적 발표다. 따라서 아직까지 사업부문별 상세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업계는 지난해 4분기의 호실적 역시 직전 분기와 마찬가지로 반도체 부문이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고 분석한다.

■ '반도체가 다 했다'…분기 영업익 10兆 돌파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반도체 생산라인 외경. (자료=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은 지난해 1분기부터 꾸준히 영업이익을 늘리고 있어서 주목된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 반도체 사업으로만 10~11조원 대 영업이익을 달성해 처음으로 분기 영업이익 10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의 영업이익은 각각 6조3천100억원, 8조300억원, 9조9천600억원이었다. 이 중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은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에서 무려 63.12%의 비중을 차지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D램과 낸드플래시 모두 글로벌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는 전세계적으로 유례없는 메모리 공급 부족에 힘입어 D램 평균판매가격(ASP)과 낸드플래시 비트그로스(비트 단위로 환산한 생산량 증가율)가 꾸준히 상승했다.

최근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의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반도체 사업으로만 612억 달러(약 65조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전년 대비 52.6% 성장한 수치로, 부동의 1위였던 인텔의 매출액(577억 달러)를 크게 앞선 것이다.

■ 반도체가 이끌고, 디스플레이가 받치고

삼성 플렉시블 OLED. (사진=삼성디스플레이)

반도체와 함께 연간 50조원대 영업이익 시대를 연 또 다른 공신은 DS부문의 또 다른 축인 디스플레이 사업이다. 업계는 디스플레이 부문의 지난해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을 10조5천억원, 1조7천억원으로 예상했다.

디스플레이 사업부의 실적은 4분기 들어 크게 개선됐다. 이는 삼성전자가 애플이 지난해 말 출시한 플래그십 스마트폰 '아이폰X(텐)'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독점 공급한 덕이 크다.

지난해 3분기 디스플레이 부문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9% 줄어든 9천700억원을 기록해 숨고르기에 들어가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차츰 OLED가 업계 주류로 변하면서 삼성이 강세를 지닌 중소형 디스플레이에서 실적 성장을 이루고 있다는 설명이다.

가전도 선방…IM은 다소 저조

삼성전자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노트8. (사진=삼성전자)

이 밖에도 소비자가전(CE) 부문과 인터넷·모바일(IM) 부문은 지난해 4분기 각각 5천억원, 2조5천억원대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관측된다. 같은 기간 매출은 CE가 12조3천억원, IM이 25조7천억원 정도다. 특히, 반도체·디스플레이·가전 모두 지난해 3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증가한 가운데 IM부문만 홀로 영업이익이 감소해 주목된다.

IM부문은 4분기에 스마트폰 출하량 감소 여파로 지난해 3분기 대비 다소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이 기간동안 애플 등이 아이폰8·X 등을 출시하는 등 경쟁이 심화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만 올해 1분기에 공개되는 갤럭시S9이 실적 개선에 적잖이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IM부문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은 약 12조원으로 예상된다. 전년 연간 영업이익인 10조8천억원에 비해 크게 늘었다는 평가다. IM부문은 지난해 1분기 2조700억원, 2분기 4조600억원, 3분기 3조2천9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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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오는 1분기 실적은 더 좋을 전망이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강세로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더 오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신우철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면서 "액정표시장치(LCD) 업황은 부진하지만 플렉시블 등의 물량 확대로 OLED는 지난해 대비 50% 이상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