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중립성 표결에 앞서 먼저 의견 접수 과정부터 조사해야 한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의 제시카 로젠워슬 위원이 망중립성 표결을 앞둔 아짓 파이 위원장을 정면 비판하는 칼럼을 기고했다.
로젠워슬은 9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디지털 문화 전문 매체 와이어드에 ‘FCC는 망중립성 표결에 앞서 사기부터 조사해야 한다’는 글을 기고했다. 이 글에서 로젠워슬은 FCC가 망중립성 폐기 관련 공중 의견 청취 과정에 중대한 결함이 있었다면서 이 문제부터 먼저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FCC는 오는 14일 오바마 행정부 때 확립된 망중립성 원칙을 사실상 폐기하는 것을 골자로 한 아짓 파이 위원장의 제안에 대한 찬반 투표를 할 예정이다. FCC 위원 5인 중 공화당이 3명이어서 망중립성 원칙 폐기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아짓 파이 FCC 위원장은 지난 5월 망중립성 폐지를 골자로 하는 ’인터넷 자유 회복’이란 문건을 공개한 뒤 FCC 사이트를 통해 공중들의 의견을 받았다. 3개월 간의 기간 동안 총 2천300만 건의 의견이 접수되면서 폭발적인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몇 가지 문제점이 제기됐다. 특히 로봇으로 생성된 의견들이 무차별 접수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로젠워슬 위원은 이 부분을 지적했다. 그는 “100만 건 가량은 실제 사람들의 이름을 이용한 사기 의견이었다”면서 “뉴욕 검찰초장이 이 부분에 대해 신분 절도로 규정하면서 조사를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50만 건 가량은 러시아 이메일 주소로 접수됐으며, 5만 건의 소비자 불만 의견은 아예 기록에서 삭제됐다고 덧붙였다.
로젠워슬은 이런 근거를 토대로 “이번 기록엔 심각한 흠결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FCC가 망중립성 폐지 여부를 결정할 투표를 하기 전에 먼저 이 문제부터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로젠워슬은 “공중 의견 청취는 고액을 받는 로비스트가 아니라 미국 전역에 있는 중소기업과 개인의 의견을 청취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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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로젠워슬은 행정절차법에 따라 반드시 거치도록 돼 있는 공중 의견 청취 과정이 부정과 비리로 오염된 것은 생각보다 훨씬 더 심각한 문제라고 비판했다.
로젠워슬은 “우리 기록에 신뢰성이 부족하기 때문에 FCC에 간단한 한 가지를 요구한다”면서 “컴퓨터와 책상 앞에만 앉아 있을 게 아니라 달라진 부분에 대한 공청회를 개최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