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는 안전하지 않으니 진짜 중요한 것이 있다면 택배로 보내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지난 달 31일(현지 시각)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열린 신년 맞이 저녁 파티 자리에서 한 말이다.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주고받는 일은 위험하니 전통적인 방법을 고수하라는 발언이다.
올해부터 미국을 이끌게 된 차기 대통령이 컴퓨터를 업으로 삼는 실리콘밸리에 대해 어떤 전문적인 시각을 갖고 정책을 펼 수 있을지 의심되는 대목이다.
미국 씨넷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자는 컴퓨터를 잘 활용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는 선거 때 트위터를 반짝 활용했지만 그 이상의 서비스는 이용하지 않았다.
그는 지난해 7월 미국 인기 커뮤니티인 레딧에서 서비스 중인 '무엇이든 물어보세요(Ask Me Anything, AMA)' 코너를 개설했지만 현재는 댓글을 쓰지 못하도록 서비스를 막아놓은 상태다.
신년 맞이 저녁 파티 일주일 전에도 그는 "컴퓨터는 복잡하고, 컴퓨터의 시대는 아무도 정확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지 못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보다 앞서 뉴욕타임스, 기즈모도 등 외신은 트럼프가 한번도 컴퓨터를 사용해 본 적이 없다는 내용을 보도하기도 했다. 2015년 뉴욕타임스와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이메일을 보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가 트위터에 글을 올릴 때는 스마트폰을 사용하기도 하지만 개인비서에게 메시지를 주고 올리라고 지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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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대선 과정에서 러시아 정부가 미국 민주당에서 쓰던 컴퓨터를 해킹해 선거에 영향을 미쳤다는 의혹과 관련해 트럼프는 "나는 해킹에 대해 많은 것을 알고 있다"며 "해킹을 입증하기는 매우 어렵기 때문에 누군가 다른 조직의 소행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현재 오바마 정부는 지난주 초 러시아 스파이 에이전시에 대한 제재조치를 취했다. 해킹과 관련된 2명의 러시아 국적 연루자들과 35명의 러시아 외교관들이 미국에서 추방당했다. 러시아 정부는 해킹과 연루됐다는 의혹에 대해 부인하고 있다.